영어 24번 정답 논란에 사인펜 번짐까지… 수능 이의신청 ‘작년 2배’

입력 : 2025-11-18 10: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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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6시 기준 수능 이의신청 675건
“영어 24번 문항, 출제 원칙 어겼다” 최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3일 부산 연제구 연제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사 등이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3일 부산 연제구 연제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사 등이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의신청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영어 특정 문항에서 정답 선택지에 지문에 없는 표현이 포함돼 출제 원칙을 어겼다는 문제가 집중 제기됐고, 답안 표기 때 사용하는 컴퓨터 사인펜이 번졌다는 문제 제기도 잇따랐다.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수능 이의신청은 총 67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2건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약 400건이 영어 24번 문항에 쏠렸다. 이 문항은 ‘글의 제목’을 묻는 3점짜리 문제로 정답은 2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해당 선택지에 지문에 없는 표현이 사용돼 출제 원칙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모든 선지를 정답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다른 선택지가 더 적절하다는 이의도 제기됐다.

‘컴퓨터 사인펜 번짐’ 문제도 101건 접수됐다. 서울·경기에서 잉크가 물방울처럼 떨어지거나 옆으로 번지면서 답안 표시가 흐려졌다는 사례가 발생했다. 손과 답안지가 잉크로 얼룩져 여러 차례 교체를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육계에 따르면 사인펜 불량이 이처럼 대규모로 문제 된 것은 2006학년도 컴퓨터 사인펜 도입 이후 처음이다. 과거 수능 샤프 불량 논란은 있었지만 사인펜 번짐 문제는 제기된 적이 없었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 중 감독관 확인 아래 새 답안지로 옮겨 적는 조치를 받았다.

잉크가 번진 답안지를 제출한 경우에는 채점 과정에서 수기로 확인해 일정 부분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일부 지역에서 납품한 사인펜에서 번짐 현상이 확인됐다”며 “수험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채점 과정에서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험 도중 발생한 시간 손실과 집중력 저하 등은 보상 기준이 없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채점 결과가 발표되는 다음 달 5일 이후에도 추가 문제 제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중복되거나 정답과 무관한 의견을 제외한 뒤 남은 이의신청을 검토해 이달 25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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