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전국 시도별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0년대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매년 하락하면서 전국 평균치를 끌어내리고 있는 탓이다.
지방에선 인구 구조 붕괴로 과세 기반 소멸 현상이 발생하고, 수도권은 역으로 산업·법인세 등 세입 기반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낮은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중앙정부 의존 심화로 이어진다. 일자리·주거·교육·문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 설계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이는 또 인구 정착을 저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지방은 세금과 재원을 ‘못 걷고, 못 쓰는’ 덫에 걸려 있는 셈이다. 이를 해결할 유일한 길은 ‘재정분권’을 앞세운 분권 정책에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25년 전국 시도 재정자립도 평균은 43.2%다. 재정자립도를 수도권 지역과 비수도권 지역으로 나누면 수도권 일극주의 현상은 더욱 확연하다. 지난해 서울 재정자립도는 73.6%, 경기도는 55.7%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반면 제2도시인 부산은 평균 아래인 42.7%에 그쳤다. 역대 최저치다. 조선·중공업의 중심지이던 경남은 34.3%까지 떨어지며 처참한 수준을 보였다. 이외 경북 24.3%, 전남 23.7%, 전북 23.6% 등으로 각 지역 재정자립도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재정자립도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2022년 45.3%이던 재정자립도는 2023년 45%, 2024년 43.3%로 떨어졌다. 재정자립도는 정부의 ‘재정분권’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의 힘으로 재정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느냐의 기준이기도 하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약 7.5 대 2.5 수준이다. 지방세 비중이 낮다는 건 지방이 스스로 과세해서 마련하는 재원이 적다는 뜻이다. 지방의 자율적인 재정 운영이 어렵고 정책 선택의 폭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 현재 세목 요율 모두 중앙정부가 정하고 있다. 지방은 중앙정부가 정해주는 대로 거둘 수 밖에 없다.
5극 3특 정책 등이 이뤄져도 재정분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수평적인 관계 설정도 불가능하다.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춘 정책 설계·시행에 조세 제도 개편을 기반으로 한 재정분권이 절실한 이유이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재정분권이 기반되지 않고서는 균형발전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가 ‘균형성장’을 강조한 만큼 분권을 기반으로 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