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들보 ‘반도체’ 불붙인 증시, ‘차·방·원’ 힘 보탰다

입력 : 2026-01-22 18:33:4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오천피’ 조기 달성 배경

AI·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 견인
순환매 장세 당분간 계속될 듯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긴 22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서 딜러들이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긴 22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서 딜러들이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증시가 ‘꿈의 지수’로 여겨진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한 배경에는 단연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가 자리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라졌고, 이후 자동차·원전·방산 등 다른 대형 주도주로 순환매 장세가 펼쳐진 것이 주효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개장 직후 5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는 장중 5019.54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는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거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일 10만 800원에서 지난 7일 14만 1000원으로 39.9%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53만 8000원에서 74만 2000원으로 37.9% 올랐다.

그러나 고점 부담에 글로벌 증시의 반도체주 조정 흐름이 나타나면서 삼성전자는 8일 1.56% 하락했고 9일 0.14% 올랐다가 12일과 13일 각각 0.14%와 0.86% 떨어지는 등 단기 조정을 맞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8일에 1.89% 올랐지만, 9일 1.59% 하락하고 12일 0.67% 올랐다가 13일 다시 1.47% 떨어지는 등 74만 원선에서 횡보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다시 한번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15만 7000원까지 오르며 ‘16만 전자’ 기대감을 키웠고, SK하이닉스도 77만 3000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종가는 각각 15만 2300원, 75만 5000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35.75%에 달한다.

반도체가 쏘아올린 코스피 상승세는 자동차·원전·방산 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6~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현대차그룹은 이후 주가가 ‘불기둥’을 세웠다. 지난 6일 종가 대비 전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현대차 78.2%, 현대모비스는 33.2%, 현대글로비스는 40.0%, 현대오토에버는 55.4%를 기록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이달(2~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0%), 항공우주산업(40.6%), 현대로템(11.4%)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였다. 해외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에 원전주와 건설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서 다른 주도주로 돌고도는 순환매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방산·조선 등이 장기적 관점에서 견고한 성장 사이클을 이어가는 가운데 낙폭 과대 업종 중 한중 관계 온도 변화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필수소비재, 유통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실적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반도체에서 바이오와 같은 소외주 혹은 조선, 방산, 자동차 등 여타 주도주로의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피가 이달 들어 약 20% 가까이 상승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는 4% 남짓 오르는 데 그치며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을 체감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인 ‘코스닥 신뢰 및 혁신 제고 방안’을 내놨지만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까지는 아직 약 40포인트나 남아 있다. 국내 증시가 대형주들의 독무대가 되면서 당초 전문가 분석과 달리 중소형주 프리미엄이 강하게 나타나는 ‘1월 효과’도 미미한 실정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