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진 학습 효과·메가시티 좌초 경험에 ‘단계적 통합’ 결론

입력 : 2026-01-29 18: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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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통합 독자 행보 이유?

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충남
6·3 선거에서 통합시장 선출
PK, 주민투표 등 선결 과제 요구
인구 660만 명·1년 예산 32조
두 시도 통합 규모·위상 차이 커
“수도권 상응할 분권 선행돼야”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위).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가 지난 27일 행정통합 추진 방향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찬·김종진 기자 chan@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위).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가 지난 27일 행정통합 추진 방향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찬·김종진 기자 chan@

부산·경남이 주민투표를 거쳐 2028년 행정통합을 완료한다는 단계별 로드맵을 내놓자 전국적인 광역 행정통합 추진 방향과 다른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을 비롯해 광주·전남, 대전·충남은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달리 부산시와 경남도는 연내 주민투표, 2027년 완전한 자치권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거쳐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단계별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특히 주민투표와 자치권 보장을 통합의 선결 과제로 못박아 6월 통합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부산·경남의 독자적 행보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통합’의 학습 효과가 꼽힌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010년 마창진 통합으로 출범한 ‘통합 창원시’ 초대 시장을 지냈다. 박 도지사는 관련 질문에 “당시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충분히 준비했는데도 많은 갈등이 있었고,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아 참여한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비난을 받았고 낙선하기도 했다”며 “당시에도 정부가 통합 인센티브를 15년간 지원했는데, 지금 정부는 광역 자치단체 통합에 4년간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정부안을 비판했다.

당시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에 근무한 박형준 부산시장 또한 “당시 행정체제 개편도 지금처럼 먼저 하는 곳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위로부터의 통합’이었다”며 “지금 평가해 보면 통합 특례시에 부여하는 권한이 충분치 않았고, 자치 분권에 기초한 통합이 더 바람직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의 규모와 위상도 온도 차의 배경이다. 두 시도가 통합하면 인구 66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272조 원(2024년 기준)대에 재정은 올해 본예산을 더하면 32조 원대다. 광주·전남이 인구 320만 명, GRDP 150조 원에 예산 19조 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배에 가깝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규모에 걸맞은 확실한 분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의 실패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2022년 4월 국내 첫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출범했지만, 그해 지방선거 이후 경남과 울산이 이탈하면서 좌초됐다. 명확한 법률적 지원과 재정 이양 없이 정부 권한만 넘기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산 중심으로 쏠려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주민 여론으로도 이어졌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시도민 2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행정통합 결정 방식으로 81.1%가 주민투표를 꼽았다.

반면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지방선거 재도전에 나서는 두 시도지사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정부의 행정통합안을 거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부산시당과 경남도당은 “정치적 계산으로 지역의 운명을 팽개치지 말라”고 비난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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