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불모지’ 동래구 서부권 주민들, 공공도서관 유치 직접 나섰다

입력 : 2026-02-01 16:59:44 수정 : 2026-02-01 18: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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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도시철도 미남역에서 캠페인
유휴 역사 공간에 도서관 조성 요구
주민 요구안 구청, 정치권에 전달
지방선거 후보자 정책 제안 계획도

지난달 30일 부산도시철도 3·4호선 미남역에서 ‘미남역 내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이 열렸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달 30일 부산도시철도 3·4호선 미남역에서 ‘미남역 내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이 열렸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부산에서 대표적 도서관 불모지로 꼽히는 동래구 서부권에 공공도서관을 짓기 위한 주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주민대회에서 의결된 도서관 건립 요구안(부산일보 2025년 11월 3일 자 2면 보도)을 구청과 구의회 등에 공식 건의했고, 올해는 캠페인에 이어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정책 제안도 할 계획이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등은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3·4호선 미남역사 공연장에서 ‘미남역 내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미남역 유휴 공간에 공공도서관 조성을 촉구하고, 공공도서관 건립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자녀와 함께 캠페인에 동참한 주민들은 ‘도서관 건립 기원’ 메시지가 적힌 버튼 만들기 체험, 책 나눔, 그림책 낭독 등에 참여했다. 일부 구의원들도 캠페인이 동참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민 남식현(65) 씨는 “‘문화교육특구’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는 동래구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도서관이 꼭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시철도 미남역 역사 안 유휴 공간에 작은 공립도서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철도 환승역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별도의 부지 확보도 필요하지 않아 예산 투입 대비 효과도 크다고 본다.

이날 캠페인을 시작으로 동래구 서부권 도서관 건립 운동은 본격화한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도서관설치추진단을 꾸려 본격적인 도서관 건립 운동에 나섰다. 주민 여론을 모으기 위해 일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도서관 설치 추진단 참여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도서관 건립을 위한 정책 제안을 보내 답변까지 받을 계획이다.

온천동과 사직동 등 동래구 서부권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공공도서관 설립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구민 3850명이 참여한 제4회 동래주민대회에서 도서관 확충 요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도서관 건립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주민대회에 앞서 서명 운동을 펼쳤다. 이후 도서관 건립 요구안을 구청장, 구의원, 시의원, 부산교통공사 등에 전달했다.

주민들은 앞서 2023년 부산 최초로 ‘주민 발의’를 통해 아이돌봄 조례 제정을 이끌었는데, 당시에도 대표적인 필요 시설로 공공도서관이 제시됐다. 이후 낙민동 옛 동래구청 임시청사 부지에 도서관 건립이 확정됐지만, 동래구 서부권에는 소식이 없었다. 땅값이 비싸 부지 확보가 어렵다는 게 이유로 꼽혔다.

동래구 서부권은 인구밀도와 학령인구 비율이 높아 도서관 수요가 많은데 공공도서관은 없다. 지난해 <부산일보>가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획 보도한 ‘부산 공공도서관 리포트’에 따르면 사직1동, 사직3동, 온천3동 등 동래구 서부권은 부산에서 손꼽히는 인구 밀집 지역이지만 반경 1km 이내에 공공도서관이 없는 실정(부산일보 2025년 9월 24일 자 3면 보도)이다. 주민이 약 6만 3000명에 달하지만 생활권에 공공도서관이 없고, 동래구의 다른 공공도서관과도 접근성이 떨어져 대부분 시민도서관(부산진구) 등 인근 지역으로 ‘도서관 원정’을 떠나야만 한다. 이 보도는 지난해부터 도서관 건립 요구의 근거로 활용돼 왔다.

동래주민대회 조영은 조직위원장은 “동래구처럼 부지가 부족한 도심에서도 접근성 좋은 곳에 공공도서관이 세워지는 좋은 선례로 남길 바란다”라며 “주민 요구에 지자체와 정치권이 응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부산도시철도 3·4호선 미남역에서 ‘미남역 내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이 열렸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달 30일 부산도시철도 3·4호선 미남역에서 ‘미남역 내 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이 열렸다. 동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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