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앞두고 울산항 탄소중립 선점 잰걸음…친환경 벙커링 정조준

입력 : 2026-05-08 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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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전동화·무탄소 연료망 확충
북극항로 시범 운항 본격 착수
항만 RE100·AI 적시 입항 도입
국가 에너지 안보 핵심 역할 수행

울산항만공사와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8일 울산항의 친환경 에너지 거점을 위한 포럼을 연 가운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울산항만공사와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8일 울산항의 친환경 에너지 거점을 위한 포럼을 연 가운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국내 최대 액체화물 거점인 울산항이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무탄소 연료 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하고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물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울산항만공사(UPA)는 8일 에너지안보환경협회와 함께 ‘북극항로 시대, 울산항 탄소중립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을 위한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연간 약 1억 5000만t 이상의 화물을 처리하며 국내 액체화물 물동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울산항의 인프라를 메탄올·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UPA는 단순 화물 운송을 넘어 무탄소 시대의 국가 에너지 심장부로 자리 잡기 위한 ‘2040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공급 사업 로드맵’을 추진한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시급한 항만 대기 오염부터 줄인다. 항구에 머무는 배가 시동을 끄고 육지의 전기를 가져다 쓰도록 육상전원공급 설비를 늘리고, 하역 장비의 전동화를 추진한다. 선박 연료도 기존 기름 대신 오염 물질이 덜 나오는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로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UPA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올해부터 친환경 연료를 급유하는 선박에 대해 최대 1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새로운 바닷길 개척을 위한 움직임도 병행한다. 현재 배가 다닐 수 있는 캐나다 관할 북서항로를 이용해 펄프 등 원자재를 들여오는 시범 운항에 나선다. 또한 화석 연료 사용이 당분간 이어질 것에 대비해 다른 나라의 신규 원유·나프타 보관 시설을 울산에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김병구 UPA 북극항로TFT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현시점에 울산항이 후발주자가 아닌 선두주자로 나서, 압도적인 액체화물 인프라와 친환경 에너지 거점을 무기로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해 항구 전체를 깨끗한 전기로만 운영하는 RE100 시스템을 만든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적시 입항 시스템으로 배가 항구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없애 매연 배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울산연구원 마영일 박사는 “울산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 기자 울산연구원 마영일 박사는 “울산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 기자

이러한 전환을 위해 연구 기관의 정책 뒷받침도 본격화된다. 울산연구원 마영일 박사는 “성공적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항만공사, 지역 중소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외부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여기서 발생한 탄소배출권(KOC) 수익을 나누는 실질적인 상생 협력 모델이 현장에 안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울산항의 이러한 청사진은 단순한 계획을 넘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앞서 울산항은 초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과 중형 암모니아 운반선 등을 대상으로 친환경 벙커링(연료 공급)을 연이어 성공했다.

UPA와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항만과 에너지 정책·산업을 연결하는 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양 기관은 울산항이 국제 물류 흐름 속에서 친환경 연료 공급 거점이자 에너지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웅혁 에너지안보환경협회장은 “북극항로는 거리단축의 기회와 함께 극지 운항기술, 지정학적 대응, 법·보험 리스크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UPA가 에너지저장·재분배와 친환경 연료 및 탄소 관리 기능을 결합하여 선도적이고 다면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