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공공기관 예치금 85% 시중은행으로… 부산경실련 “지역 자금 역외 유출”

입력 : 2026-07-13 15:56:38 수정 : 2026-07-13 18: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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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예치율, 3년간 15% 밑돌아
시 산하 공공기관은 62.3%로 큰 차이
“금고 선정에 지역사회 기여도 반영 등
지방은행 거래 확대 위한 제도 마련을”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이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이전 공공 기관 14곳, 시 산하 기관 19곳, 국립대 4곳 등 총 46개 기관 가운데 정보를 공개한 34개 기관의 지방은행 예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이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이전 공공 기관 14곳, 시 산하 기관 19곳, 국립대 4곳 등 총 46개 기관 가운데 정보를 공개한 34개 기관의 지방은행 예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방은행 자금 예치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4.9%에 그치며 3년 연속 15%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전한 공공기관의 자금이 정작 지역 금융권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면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부산경실련)이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2025년 기준 부산 지역 공공기관 지방은행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이전 공공기관의 부산은행 예치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9%에 그쳤다. 전체 예치금 7조 720억 원 가운데 부산은행에 맡긴 금액은 1조 546억 원으로, 나머지 약 6조 174억 원(85.1%)은 시중은행 등에 예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이용률은 2023년 12.4%, 2024년 11.3%에 이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15%를 밑돌았다. 부산경실련은 지난해 이용률 상승도 실제 거래 확대라기보다 예치금 규모가 가장 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예치금 규모 감소에 따른 착시 효과라고 분석했다.

예치금 규모가 100억 원 이상으로 큰 4개 기관의 지방은행 이용 비율은 14.9%(한국주택금융공사 14.6%·한국자산관리공사 41.8%,·영화진흥위원회 22.2%·한국해양수산개발원 0%) 그쳤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부산은행 이용률이 100%였지만, 예치금 규모가 3.3억 원으로 전체의 0.005%에 불과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을 비롯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국립해양조사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부산은행과 거래가 전혀 없었다.

반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이용률은 62.3%로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교통공사와 부산환경공단, 부산시설공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12개 기관은 예치금의 90% 이상을 부산은행에 맡겼다.

이와 함께 자금이 국고와 얽혀 있는 부산항만공사와 정부 부처 지방청의 지방은행 이용률은 39.2%로 조사됐다. 국립대 4곳의 경우 부산교육대학교만 부산은행을 100% 이용하고 나머지 대학은 이용이 아예 없거나 미미했다.

부산경실련은 이러한 차이가 주거래은행 선정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기관은 최고금리를 제시한 은행에 자금을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지역 기여도나 지역 재투자 실적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기관의 금고 선정 기준에는 해외 신용평가 등급과 자금 규모 등 시중은행에 유리한 평가 항목이 포함돼 지방은행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부산경실련은 혁신도시법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방은행 거래 실적을 반영하고, 금고 선정 평가 기준에 지역재투자 실적과 지역사회 기여도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급여계좌와 수시입출식 예금, 일시 여유자금 등 금리 민감도가 낮은 자금은 일정 비율 이상 지방은행에 우선 예치하는 내부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지방은행은 지역에서 모은 자금을 다시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공급하는 지역경제의 모세혈관 역할을 한다”며 “이전 공공기관의 막대한 자금을 지역경제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은행 거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 공공기관, 부산항만공사와 정부 부처 지방청, 국립대학 등 총 46개 기관 중 3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부산관광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예탁결제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4곳은 정보를 비공개했다. 부산도시공사와 부산지방국세청, 한국남부발전, 부산대, 부경대 등 5곳은 거래 은행명과 비율만 공개했으며,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지방식약청, 해양수산부 본부 등 3곳은 정보 부존재를 알려 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