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꼴로 50일… 시민 안전 팽개친 시민공원

입력 : 2026-07-13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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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사고로 보행덱 230m 파손
간이 펜스만 두른 채 복구는 뒷짐
부산시설공단 “보상 협의 늦어져”
전문가 “공원관리 전담 기구 필요”

1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기억의기둥 인근 보행덱 약 230m가 파손된 채 방치돼 통행 불편을 주고 안전도 우려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기억의기둥 인근 보행덱 약 230m가 파손된 채 방치돼 통행 불편을 주고 안전도 우려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0m가 넘는 부산시민공원 내 보행덱 구간이 파손된 지 두 달 가까이 되지만, 그대로 방치돼 보행 불편은 물론 안전 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이하 시설공단) 측은 보험 처리 지연으로 복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으나, 시민 다수가 수시로 오가는 공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높다. 공원 관리의 전문성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태여서 시설공단이 아닌 독립적인 공원 관리 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까지 나온다.

지난 12일 오후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기억의기둥 옆 산책로. 목재 보행덱 가장자리 일부분은 산산조각 난 채 방치돼 있었다. 보행자 발이 빠지거나 소지품이 굴러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는 구조였지만 안전장치라고는 얇은 끈으로 둘러진 허술한 간이 펜스 정도에 그쳤다. 보행덱 중앙에는 금이 가 단차가 발생한 곳도 있었다.

반려견 유모차를 끌고 이곳으로 산책을 나온 60대 주민 최 모 씨는 “보행덱 일부 구간은 대부분이 끈 펜스로 막혀 있어 유모차를 끌고 지나다니기 불편하다”며 “몇 주 동안 보행덱이 이 모양인데 여태까지 수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오전 8시 40분께 시민공원 내 합성목재 덱 구간에 1t 탑차가 잘못 진입해 그대로 주행했다. 이 사고로 공원 내 미로정원 앞부터 흔적파고라까지 약 230m 구간(면적 약 1100㎡ 중 3분의 2) 보행덱이 파손됐다.

문제는 한 달여 동안 파손된 보행덱이 사실상 방치됐다는 점이다. 시설공단 측은 사고 차량 보험사와 과실 비용 등 협의 과정이 지연되며 복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또 긴급 복구 비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사전에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업에 집행하고 남은 예산을 사용해야 했다고도 설명했다. 해당 예산은 본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는 만큼, 이에 대해 부산시와 협의하는 기간도 2주가량 소요됐다고도 덧붙였다.

시설공단 조창익 부산시민공원 시설팀장은 “잠재적인 파손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기까지 전문가 판단을 거치고, 보험사 등과 협의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해 복구 작업이 늦어졌다”며 “13일부터는 복구를 시작해 이달 중으로 파손된 보행덱 수리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공원의 특수성을 고려한 신속한 사고 수습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또 이번 사태는 공원 관리·운영을 전담하는 전문 기구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한다. 부산의 한 공원 전문가는 “시설공단은 지하차도와 교량 등 다양한 시설을 담당하다 보니 공원을 ‘시민이 향유하는 공간’으로 관리하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공원 관리·운영을 전담하는 기구를 마련한다면 이와 같은 사고 수습이 신속히 이루어지고, 유사한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