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심령 사진을 찍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05년 목수였던 윌리엄 호프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중, 우연히 친구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진 속 친구 옆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체가 찍혀 있었다. 유령으로 보이는 형상이 있던 것.
얼마 후 이 소식을 들은 영국의 과학자 크룩스는 호프를 찾아와 죽은 부인이 보고 싶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우연으로 치부했던 호프는 할 수 없이 사진을 찍었지만, 다시 한 번 사진에는 크룩스의 죽은 부인이 담겨 있었다.
이후 죽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 호프를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 때마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영혼의 형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후 호프는 목수 일을 그만두고 '크루 서클'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사진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당시 그를 만났던 사람들에 말에 의하면, 그는 사진을 찍기 전 고인을 생각하며 특별한 의식을 치뤘고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또 언제부턴가 사진에 찍힌 영혼과도 대화까지 나눴다고 증언했다.
그러던 1920년 호프는 우드라는 한 남자로부터 편지를 받게된다. 직접 찾아갈 순 없지만 죽은 아들이 보고싶다는 것. 호프는 그 남자에게 고인이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호프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은 심령연구협회 회원 에드워드 부시였다. 그는 살아있는 소년의 사진을 호프에게 보내며 그를 테스트했고 보기 좋게 걸려들게된 것이다. 게다가 호프의 사진을 조사한 결과, 호프는 이중 노출 기법을 사용해 사진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모두가 심령 사진이라고 믿었던 것과 달리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호프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여전히 사진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죽은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진실 여부를 떠나 유령 같은 모습이 진짜라고 믿고 싶었던 것이다. 호프는 1933년 사망하는 그 날까지 계속 심령 사진을 찍으며 삶을 마감했다.
심령 사진으로 가득한 호프의 사진첩. 비록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람들은 그의 사진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