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 2026-04-05 14:18:58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폐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산에 대한 약 12조 원 규모 상속세 납부를 이달 마무리할 전망이다. 2021년 상속세 신고 후 5년에 걸쳐 6차례로 나눠 낸 연부연납이 끝나면서 삼성가를 짓눌러온 대형 재무 부담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리움미술관 홍라희 명예관장,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삼성물산 이서현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이달 중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마지막 상속세 분납급을 납부할 예정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20년 별세 당시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약 26조 원 규모 유산을 남겼고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12조 원으로 산정됐다. 유족별 부담액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3조 1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이재용 회장 2조 9000억 원, 이부진 사장 2조 6000억 원, 이서현 사장 2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정에서 삼성가의 대응은 엇갈렸다. 홍라희 명예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 매각과 처분 신탁 계약 등을 활용했다. 실제 홍 명예관장은 올해 1월 삼성전자 주식 1500만 주에 대한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반면 이재용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팔지 않고 배당과 대출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했다. 삼성물산 중심의 지배구조 유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상속세 완납 이후다. 그동안 삼성은 상속세 부담과 지배구조 정비라는 큰 과제를 동시에 안고 움직여왔다. 하지만 이번 달 납부가 끝나면 그룹 차원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히게 된다.
특히 사법리스크 완화와 삼성전자 실적 개선 흐름이 맞물리는 시점이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사업 투자와 사업재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삼성가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다시 거론된다. 최근 이부진 사장이 약 200억 원 규모의 호텔신라 주식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시장에선 독립경영 기반 강화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이서현 사장 역시 중장기적으로 별도 사업 축을 키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실제 계열분리나 지분 교환이 가시화할지는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화와 경영 판단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