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방에 남은 게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청년희망팩토리 강기훈(29) 이사장은 지역 청년들을 향해 팽배한 차별적 인식의 문제부터 짚었다. 실력이 없거나 서울에 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눌러앉은 ‘2등 시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시 행정이 ‘지방왜곡’ 시선 낳아
지역 청년들, 지역살이 대안 모색
2017년 세종시 조치원읍에 설립된 청년희망팩토리는 고려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 출신 청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청년희망팩토리는 행정안전부의 ‘2021 실패박람회’ 일환으로 ‘청년아고라’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6개 권역의 지역 청년 80여 명을 모아 지역살이의 어려운 점과 실천적 해결 방법, 대안 등을 모색한다.
강 이사장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전시성 행정이 오히려 지방을 향한 왜곡된 시선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정부가 5~10년 전부터 서울 청년들을 전국으로 흩뿌려서 정착하도록 지원했다”며 “많은 경우 정해진 사업 기간이 끝나자마자 다시 서울로 유턴해 버린 탓에 사업공간만 덩그러니 남고 지역 주민들은 붕 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들은 자연스레 이런 사업에 대해 경계심을 갖게 됐는데, 이를 오히려 ‘역시 지방 사람들은 텃세가 심해’라는 식으로 호도하는 여론이 형성됐다”며 “지역균형발전을 하나의 이슈로 보고 일시적으로 소비하고 마는 정책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아고라 프로그램으로 모인 전국 청년들은 제각각 해법을 모색한다. 차별적 인식을 이겨내며 주민공동체를 꾸리거나 특산물 아이템을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자체의 역할에 아쉬움을 느끼는 청년들도 많았다. 강 이사장은 “지자체 스스로가 지역 청년들을 믿지 못하고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그룹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 청년들을 하나의 파트너로 보지 않고, 관리·감독해야 하는 하위 존재로 본다면 지방소멸의 자생적 해법은 영영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취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