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 대표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의 ‘도량발호’(跳梁跋扈)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량발호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도량발호를 뽑은 응답자는 41.4%에 달했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 설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도 맞아 떨어진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삐뚤어진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최악의 사례가 지난 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섬뜩하고 참담하다”며 “권력을 위임한 국민이 그 권력을 다수 회수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많은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사자성어는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의미인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후안무치는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가 추천했다. 3위는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의미를 담은 석서우려(碩鼠危旅)가 뽑혔다. 4위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뜻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5위는 ‘본이 서야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이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