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30 대학 지정 취소 경고를 받았던 경상국립대학교가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 수강·학점 교류 등이 가능하도록 서울대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부 지적에 따른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 위기를 넘어 향후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경상국립대를 포함한 3개 대학에 대해 지정 취소와 지원금 삭감을 안내하는 공문을 각 대학에 보냈다. 경상국립대에 대해서는 핵심 계획 추진이 미온적이라며 글로컬대 지정을 취소하거나 지원금 50%를 삭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서울대와 경상국립대의 학사 공동·복수 학위제 추진이었다. 공동·복수 학위제는 교류 협정을 맺은 두 대학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각각 학위를 수여하거나 공동명의로 학위를 주는 제도다.
경상국립대는 글로컬 대학에 지원할 때 우주·항공 분야 전공 수준을 서울대만큼 끌어올리겠다는 것을 ‘핵심 추진 목표’로 제시했고 이를 위해 서울대와 ‘공동 학위제’ ‘학·석사 연계’ 등을 주요 방안으로 제시했다. 양 대학 총장과 실무진은 간담회를 통해 공동 교육과정 운영의 지속적 확대, 교원의 상호 파견 및 시범 사업 제안 등 실행 방안을 모색했지만, 서울대 학생 반발 등으로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글로컬대학 취소 위기까지 내몰리자 경상국립대는 ‘서울대와 공동·복수 학위제’ 항목을 ‘서울대와 교류 협력·강화’로 수정했다. 서울대에서 수업을 수강하거나 학점을 교류하는 등 방식으로 요건을 완화한 것이다. 또한, 기초과학연구원 단장급 인사를 우주항공대학장으로 초빙, 우주항공방산대학원 신설 등 글로컬대 계획에서 삭제된 부분도 다시 복원시켰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글로컬대 지정 취소나 지원 삭감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경상국립대는 다가오는 새 학기에도 차질 없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서울대 공동·복수 학위제 등 쟁점이 된 부분을 수정·복구하면서 글로컬대 사업에 문제가 없게 됐다”며 “앞으로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미국 네바다·라스베이거스 대학, 영국 크랜필드 대학 등 관련 분야 해외 유수 대학·대학원과 공동·복수학위제를 위한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학생과 학술 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글로컬대 사업은 지방대 30곳을 뽑아 대학 1곳당 5년에 걸쳐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상국립대는 2023년 첫 선발 당시 경남 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당시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방위산업의 우리나라 최대 집적지인 경남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 혁신 모델을 제안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