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트램 ‘통합 노선 사업’ 차질, 장기 표류하나

입력 : 2025-03-13 1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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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 ‘우암·감만선’ 통합 용역
2월 착수, 10월 돼야 결과 나와
국토부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올 상반기 중 최종 신청 마무리
부산시 철도사업 포함 불투명
반영돼도 경제성 확보 등 난관

부산 남구청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오륙도 트램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오륙도 트램 개념도. 남구청 제공 부산 남구청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오륙도 트램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오륙도 트램 개념도. 남구청 제공

부산 남구청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오륙도 트램이 노선 확대 등을 추진(부산일보 2024년 12월 17일 자 10면 등 보도)하지만 지역 우선순위에서 밀려 표류하고 있다. 도시철도를 건설하려면 올 상반기께 수립되는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지만 남구가 이 시기를 놓치면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3일 부산시와 남구청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부산시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마무리 절차에 돌입한다. 시는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뒤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상반기 중 국토교통부에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을 최종 신청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향후 교통정책심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께 노선을 최종 확정한다.

문제는 남구가 추진해 온 오륙도 트램과 도시철도 우암·감만선 통합 노선이 이번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통합 노선 사업 추진은 상당 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남구청은 오륙도 트램의 낮은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시철도 우암·감만선과 노선을 통합해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남구는 두 노선을 묶는 통합 타당성 용역을 올 상반기까지 마친 뒤 차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남구가 추진한 용역이 늦어지면서 통합 노선을 차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은 불가능해졌다. 남구는 지난 2월 통합 노선 용역에 착수했는데, 결과는 오는 10월께 나올 예정이다.

이번 계획 반영이 무산되는 경우 2034년 이후에야 재추진이 가능해 결국 사업은 장기 표류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도시철도 건설의 기본이 되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은 시도지사가 수립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승인하는 10년 단위 법정계획이다. 구청이 계획한 우암·감만선과 통합 노선 역시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타 지역에서 미리 신청된 철도 계획과 경쟁을 해야 한다. 경쟁에는 비용편익분석(B/C) 결과값이 중요한데 오륙도 트램은 남구청이 작년 4월 실시한 용역에서 비용편익분석이 0.78로 나타났다.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요건인 0.7을 충족하긴 했으나, 부산에서 추진 중인 다른 도시철도 계획과 비교하면 높은 순위를 받기가 불투명하다.

오륙도 트램은 남구 대연동 용소교차로(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 오륙도SK뷰 아파트에 이르는 5.15㎞의 노선이다. 2018년 공모 당시 사업비가 약 470억 원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기본 설계 결과 총 예상 사업비가 906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사업비는 2022년 기준으로 추산돼 인건비, 자재비 상승이 이어진 현재 시점에는 트램 공사 비용이 더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타당성 재조사를 맡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사업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남구청은 향후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오륙도선의 사업성을 높인 뒤 시에 건의해 철도망 계획에 중간 반영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는 계획이 확정되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추후 반영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중간 반영이 어렵다면 현재 중앙정부의 R&D 연구용역 공모 사업으로 진행되는 오륙도 트램의 사업성을 높여 시 도시철도 사업으로 변경하는 안으로 초점을 맞춰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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