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 개장 어떻게 되나… KB부동산신탁에 쏠린 눈

입력 : 2025-03-19 16:58:43 수정 : 2025-03-19 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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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공사 선정권 가졌지만
건설경기 악화에 찾기 어려워


지난달 14일 불이 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 부산일보DB 지난달 14일 불이 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 부산일보DB

6명이 숨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참사 이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공사 재개가 늦어지고 있다. 시공사 삼정기업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KB부동산신탁이 현장을 인수했는데, 새 시공사 선정부터 공사 기간 지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기장군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14일 이후 기장군 기장읍 445 일원에서 진행 중이던 반얀트리 공사는 한 달 넘게 중단된 상태다. 공사 재개 시기도 불투명하다. 현장에는 아직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져 있다. 작업 중지 명령은 사고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공사를 중단시키는 조치다.

공사가 재개되려면 작업 금지가 풀리고 국토부에서 지정한 안전 진단 전문업체의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 결과 보수·보강 조치가 필요할 경우 착공계 제출 없이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 진단 결과 대수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새 시공사가 기장군청에 착공계를 내야 한다.

새 시공사는 KB부동산신탁이 찾아야 한다. KB부동산신탁은 기업회생에 들어간 반얀트리 시공사 삼정기업·삼정이앤시로부터 현장을 인수했다.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후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시공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새 시공사를 찾는 등 잔여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는 KB부동산신탁의 몫이 됐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역 건설업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악재까지 겹친 반얀트리 공사를 마저 하겠다고 나설 새 시공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준공이 난 건물의 마무리 공사만 담당하려 할 시공사가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반얀트리 해운대는 지난해 12월 준공 승인까지 마쳤으며, 화재 사고 발생 시기엔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반얀트리 해운대의 공정률은 97%다. 사실상 건물이 다 지어진 상황이라 새 시공사가 공사를 이어받아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물 진단 과정에서 대수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기존 공사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반얀트리 해운대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5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

협력업체들도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참사 배·보상을 위한 소송 과정이 길어지면 협력업체가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현재 반얀트리 해운대 공사에 20억 원이 물려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 업계의 낙수 효과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씁쓸한 마음으로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기를 바라고 있다. 기장군의회의 한 의원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사고 지역으로 낙인 찍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삼정기업·삼정이앤시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삼정기업 측은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두 회사에 약 2500억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했고, 반얀트리 참사로 경영난이 심화했다고 기업회생 신청 배경을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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