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 새 정부 ‘5년 외교’ 향방 가른다

입력 : 2025-08-25 18: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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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 기내 간담회 발언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
부시와 8차례 회담 가진 노무현
한미 FTA 체결 등 굵직한 성과
이명박, 대미 관계로 ‘외교 파워’
‘외교 첫 단추’ 정상회담 데뷔전
이 대통령이 낼 성과 시선 집중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가진 ‘기내 간담회’에서 “우리 외교의 기본 근간은 한미동맹”이라고 밝혔다. 그 말대로 25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의 첫 대좌는 현 정부의 한미 외교관계 첫 단추를 꿰는 의미를 넘어 5년 정권의 외교 성패를 가늠하는 최대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는 역대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데뷔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4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첫 상견례에서 ‘디스 맨’(This man, 이 사람)이라는 하대를 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는 최근까지도 회자되는 우리 외교사의 대표적인 ‘참사’다. 김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서도 “(그 말이) 매우 불쾌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클린턴 정부에서 추진한 북한과의 대화 성과를 전면 비판하며 대북 강경 정책을 펼쳤다. 대북 정책에 대한 한미 간 불협화음이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을 무시하는 외교 참사로 이어졌다.

반면 재임 중에도 “반미면 어떠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 임기 중 8차례의 회담을 가지면서 미 조야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굵직한 외교적 성과를 낳는 반전을 이뤘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80여 일 만인 2003년 5월께 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한미동맹 50주년을 기회로 삼아 한국과 미국의 ‘완전한 동반자 관계’ 발전에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지지층의 강한 비판에도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수용하면서 한미동맹 공고화에 주력했고, 이런 노력은 우리 경제에 엄청난 성장 동력이 된 한미 FTA 체결의 밑바탕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 시간) 공군1호기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 시간) 공군1호기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 임기 54일 만에 부시 대통령과 최단기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우정은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스토리 중 하나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초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본인이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는 등 부시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당시 21세기 전략 동맹 합의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를 거듭 내세웠다. 국내에서는 쇠고기 수입 파동 등에 따라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부침이 심했지만, 적어도 대미 관계를 바탕으로 한 외교 무대에서 이 대통령의 ‘파워’는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집중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첫 회담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회담 일정 중 오바마 대통령과 통역도 없이 단 둘이 산책하는 등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6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한미 정상 차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확장 억제 운영 방안을 적시한 최초의 합의 문서이다. 윤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맞아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미국의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면서 한미 관계를 한껏 끌어올렸다.

워싱턴DC=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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