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대폭 늘렸더니 ‘면허 반납’ 고령 운전자 16배 급증

입력 : 2026-03-0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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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올해부터 50만 원 지급
부산시 지원 포함 최대 80만 원
80세 이상 대상 조기 반납 유도
아파트 등서 적극 홍보도 한몫

올해 파격적인 지원금 등으로 부산 수영구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경남 진주경찰서의 면허 반납 모습. 부산일보DB 올해 파격적인 지원금 등으로 부산 수영구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경남 진주경찰서의 면허 반납 모습. 부산일보DB

속보=올해 부산 수영구의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건수가 전년보다 폭발적으로 늘었다. 파격적인 지원금과 적극적인 조기 반납 유도 정책(부산일보 1월 9일 자 8면 보도)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있는 부산의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수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면허증을 반납한 70세 이상 운전자는 2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명)보다 16.6배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80세 이상은 10명에서 114명으로, 75~79세는 4명에서 171명으로 급증했다. 70~74세도 4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2월 1일부터 20일까지 고령자 면허 반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해당 기간 반납자는 35명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17명이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나이대별로는 80세 이상은 6명에서 42명으로, 74~79세는 16명에서 71명으로 증가했다.

수영구의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이 크게 증가한 것은 수영구청이 올해부터 도입한 관련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

수영구는 1년 이상 관내 거주한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하면 올해부터 현금 50만 원을 지급한다. 부산시도 70세 이상 반납자에게 10만 원 또는 30만 원을 동백전으로 제공하는데, 이와 중복 수령이 가능해 면허 반납으로 최대 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다른 기초지자체에서도 고령 운전자에 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수영구보다 금액이 적다. 북구와 서구는 올해부터 각 10만 원과 20만 원을 지원하고, 기장군은 온누리상품권으로 10만 원을 지급한다. 이 외에도 해운대구청이 10만 원, 남구청과 연제구청이 3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수영구의 정책에서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조기 반납 독려이다. 구청은 80세 이상 운전자는 2028년까지 면허를 반납해야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기한을 제한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고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80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조기 반납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수영구청이 이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광안동 벤츠 교통사고’ 이후 고령 운전자 운전 제한에 대한 지역의 요구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8일 오후 4시 10분께 광안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70대 여성이 몰던 벤츠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과 푸드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보행자 한 명이 숨지고, 또 다른 보행자와 푸드트럭 업주가 다쳤다. 이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구 안팎에서 제기됐다.

구청은 구내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엘리베이터와 도시철도·버스 정류장, 노인 관련 시설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안내 책자를 배포해 참여를 유도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이번 정책 도입으로 구비 지출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교통사고 예방으로 지킬 수 있는 생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앞으로도 관련 지원과 홍보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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