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우롱하는 민주, 글로벌법 처리 대신 “재설계”

입력 : 2026-04-21 18: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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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해놓고도 딴소리
글로벌법 처리 약속 뒤집어
“해양수도 맞춰 보완 후 발의”
한정애 정책위의장 공식화
“대통령 말이 그렇게 무섭나”
지역사회 “기만적 행위” 반발

부산글로벌허브도시 범시민추진협의회 출범식이 지난해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박형준 부산시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하윤수 부산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글로벌허브도시 범시민추진협의회 출범식이 지난해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박형준 부산시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하윤수 부산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부산 글로벌법)을 폐기할 방침이다. ‘해양수도 부산’ 발전 전략에 맞춰 ‘전면 재설계’해 재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불과 한 달 전 당 지도부까지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며 상임위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법안을 180도 뒤집었다는 점에서 지역 내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고, 기능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며 기존 법안을 폐기한 후 내용을 보완해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특별법은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에 발전 방향을 잃었던 상황에서 발의된 법안”이라며 “전략도 없이 방향도 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발의돼 여러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안은 부울경 특별연합과의 기능 중첩, 의사결정 구조, 재정 설계 등 정교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 시기의 한계를 그대로 둔 채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도 부산 전략에 맞게 전면적으로 보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기존 법안을 보완하고, 풍부하게 하는 걸로 해서 (재)발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런 방침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는 “기만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원내 압도적 다수당인 민주당은 지난 2년 동안 부산 글로벌법을 철저하게 무시해왔지만, 법안을 공동발의한 당 소속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나서자 태도를 확 바꿨다. 지난달 24일 전 의원이 법안 논의를 위해 당 지도부를 만나는 자리에서 한병도 원내대표는 “특별법은 부산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법안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정청래 대표조차 “일이 되게끔 하라”며 법안 처리를 독려한 바 있다. 집권여당 후보로서 ‘전재수 효과’를 각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였다.

그러나 그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면서 당은 또 한번 ‘급변침’을 했고, 급기야 법안을 폐기하면서 ‘재설계’를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집권·여당이 시민 160만 명이 서명한 법안을 두고 정치적 목적과 내부 역학 관계에 따라 ‘이현령 비현령’ 식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시민을 우롱하느냐”는 지역 내 비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시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부산 글로벌법 ‘재설계’ 방침에 대해 “대체 그 동안 뭐 하다가 ‘뒷북’을 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 한 마디가 그렇게 무섭느냐”면서 “불과 한 달 전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한 법안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게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전 의원은 “부산 글로벌법은 메가시티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이 얼마 전 발의한 ‘경남·부산 통합특별법’과도 권한, 재정 구조 등에서 상충하는 지점이 많다”면서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해양수도 부산을 가속화하는 쪽으로 법안을 신속히 개정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