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이어온 경남 김해시 인구가 최근 반등해 눈길을 끈다. 특히 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7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김해 인구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 7월 55만 5213명이었던 인구는 8월 55만 5427명, 9월 55만 5792명, 10월 55만 6098명으로 매달 200~300명 증가했다. 내국인과 등록외국인이 모두 증가세를 보여 의미를 더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인구 증가 요인은 다르게 나타난다. 내국인의 경우 도시개발에 따른 공동주택 증가가 사회적 이동을 유발해 인구를 유입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증가 주요 이유로는 정부의 외국인력 쿼터 확대 추진과 유학생 증가가 꼽힌다.
실제 지난 석 달간 삼안동과 장유 인구는 각각 1962명, 615명 증가했다. 반면 구축 주택이 많은 내외동 등은 인구가 줄어 신도시 형성에 따른 지역 내 이동이 활발함을 증명했다. 이때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비싼 인근 대도시에서 전입한 사례가 김해 인구 증가에 영향을 줬다.
시는 내년에도 신문동에 4000세대에 가까운 대단지 규모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는 등 공급 물량이 많아 당분간 인구 유입이 늘 것으로 내다본다.
김해시 김병주 인구청년정책관은 “이 기간 도내에서는 김해와 양산에서만 인구가 늘었다. 도시개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김해는 안동과 장유 내덕동 신축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맞물려서 인구가 늘었다. 지역 내 이동이 70%, 부산·창원 등에서 유입된 비율이 3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김해의 경우 외국인과 내국인 인구 증가 비율은 9 대 1로 외국인 증가세가 가파르다.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쿼터 확대로 매달 200~300명이 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도 800여 명에 달한다. 지난 석 달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인구 변화 추이를 외국인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김해 인구는 2019년 56만 146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하락해 2022년 55만 3040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국인 인구가 준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2022년부터 다시 늘어 지난 3년간 8037명 증가했고, 김해 인구도 지난해 반등했다.
출생아 수에 비해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자연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김해시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달에도 사망자 수는 236명으로 출생아 수 186명을 크게 앞질렀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외국인에 대한 시민 인식을 개선해 인구 정책을 끌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해 등록외국인 수는 도내에서 가장 많고,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아홉 번째로 많다.
김 인구청년정책관은 “외국인도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존재라는 인식이 수반돼야 한다. 내년에는 시민 교육과 세미나 등을 마련해 인식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또한 장기적으로 만남, 결혼, 출산, 육아까지 단계별로 촘촘히 챙기는 인구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인구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인구청년정책관을 신설했다. 현재 시는 미혼남녀 만남을 주선하는 ‘나는 김해솔로’와 각종 출생·육아 관련 지원, 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을 제공한다. 내년부터 결혼축하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