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는 참 복잡다기한 시기다.
우선 호르몬 증가와 함께 제2차 성징이 발달하면서 심리적으로 아주 예민해지게 된다. 한편으론 반갑고 만족스럽기도 하지만,다른 한편으론 부끄럽고 불안해질 수 있다. 이런 신체적 변화는 열등감,낮은 자존감,자기 신뢰감의 손상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급격한 성적 충동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 사춘기는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독립을 시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생활의 여러 면에서 부모와 자신간의 의견 대립이 생기는 것도 그래서다. 반항적이고 거부적인 태도가 보이며 이는 분노와 연결되기 쉽다.
사고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달한다. 특히 '나는 누구인가'와 같이 스스로에 대해 논리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자기 정체성,즉 주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시기다.
이에 비해 사춘기를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늦게 접어드는 것이 심리적,정서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선 사실 아직까진 명쾌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다만 몇 가지 추정들을 하고 있을 뿐.
어떤 한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육체적으로 일찍 성숙한 남학생들이 더 사교적이고 심리적으로 성숙되었다고 했다. 그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가졌으며,이것은 아마도 신체적 성숙으로 인하여 운동능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늦게 성숙한 남학생들이 일찍 성숙한 남학생들보다 교육적 열망이 낮고,청소년 초기 학업 수행평가에서 점수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일찍 성숙하는 남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이 더 적고,늦게 성장하는 남학생들보다 더 심하게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학생의 경우,조기 성숙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위험성이 더 크다.
일찍 성숙한 여학생들은 우선 자신감이 낮다. 실제로 조숙한 여학생들의 심리적 고통과 위험은 남녀공학인 학교에 다니거나 남자친구들이 많이 있을 때 더욱 높다.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조숙한 여학생들은 학교 성적이 계속 낮았으며 늦게 성숙한 동료들보다 학교를 중도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한 연구는 조숙한 여학생들은 키가 더 작고 체중이 더 나간다고 보고했다.
반면 늦게 성장하는 여학생들은 초기에는 인기가 없어서 자신에 대하여 좋지 않게 느낄 지 몰라도,나중에는 일찍 성장한 여학생들보다 자신의 몸매에 대해 더 만족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윤성철기자
도움말=박세현 인제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