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 내걸었던 학교신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시공사와 20년이 넘도록 준공허가를 못얻어 시설개보수를 하지 못한 학교법인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학교 이전이 추진되면서 지역갈등은 물론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13일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일 학교법인 영남학원은 서부교육청으로부터 장림동의 영남중학교를 5㎞ 가량 떨어진 다대동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로 이전하는 승인허가를 받아 현재 학교이전을 추진 중이다.
지난 1953년 개교한 영남중이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 1983년 현재의 장림동 부지로 이전하면서 길이 150m 폭 6m의 진입도로 미비로 26년 간 준공허가를 받지 못해 이후 급식소를 짓지 못하는 등 시설 증개축에 어려움을 겪어 온 때문.
롯데건설 역시 다대동 몰운대 롯데캐슬 건설 당시 초등학 교 1개와 중학교 1개를 신설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고 입주민들에게 광고를 했지만 이후 저출산 추세와 학생수 감소 등으로 서부교육청으로부터 중학교 신설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렇듯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영남학원과 분양 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학교신설을 해야 하는 롯데건설측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양측은 지난 2007년 장림동에 있는 영남중을 다대 롯데캐슬로 옮기는 것을 골자로 한 이전협약을 맺고 서부교육청으로부터 이전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장림1,2동엔 현재 중학교가 장림여중과 영남중 2개뿐이어서 영남중이 다대동으로 이전할 경우 장림동 남자 중학생들의 통학불편이 예상된다는 것.
영남중의 한 학부모는 "장림1,2동을 통틀어 남자중학교는 영남중 단 하나인데 이전하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이 지역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림동 주민들은 현재 영남중 이전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장림3거리를 비롯해 거리 곳곳에 내건 상태다.
다대 롯데캐슬 주민들도 학교 이전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양분돼 주민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고 장림동 주민들은 학교 신설 없이는 학교 이전은 있을 수없다며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영남중의 교육환경이 좋지 않아 이전을 승인했다"며 "기존 학생들은 졸업시까지 학교 측이 마련한 통학버스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중학생이 될 장림동 학생들은 인근 신평동, 괴정동의 중학교로 배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학원 관계자는 "학군제인 사하구에 동마다 중학교가 있을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2006년에도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반대로 무산돼 다시 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영 장림발전 위원회 위원장은 "장림동은 공단 악취로 고통을 받아온 지역이라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크다"며 "학교의 준공허가 미비와 시공사의 약속불이행의 대가를 왜 학생과 주민들이 짊어져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