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226> 제천 금수산

입력 : 2009-10-15 15:36:00 수정 : 2009-10-16 13: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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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수놓은 듯한 단풍 자태에 감탄사 연발

금수산 등산로에는 이미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가을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추석을 지나면서부터 신문에 실리는 산악회들의 등산 가이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거의 설악산 일색으로 채워졌다. 남한에서 가장 먼저 단풍 소식을 전한다는 설악산에는 벌써부터 등산객의 옷을 물들일 것만 같은 단풍이 깔렸다.

이렇게 단풍이 설악산 줄기를 물들이며 남하하기 시작하면 산&산팀의 마음도 바빠진다.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 단풍 산행지를 지면에 소개해야 할지의 문제가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화 등산로·남근석 공원 등 '인상적'
국망봉·비로봉 등 소백산 줄기 한눈에


봄 꽃 산행지 소개를 위해 고민에 휩싸였던 산&산팀은 가을 단풍 산행지 소개에 있어서도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멋진 사진이 보장되는 단풍 절정기에 산을 찾으면 좋으련만 이럴 경우 지면에 소개될 즈음이면 단풍이 절정을 넘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절정을 넘어가지 않으면서도 단풍의 고운 자태를 비교적 잘 보여주는 산을 찾는 것. 그것이 가을 단풍 산행지 선정의 기준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산하를 금수강산이라 일컬을 때 쓰이는 금수(錦繡)를 '감히' 이름으로 쓰는 충북 제천의 금수산(해발 1,016m)은 구미를 당기기 충분한 산이다. 그것도 조선시대 퇴계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하면서 가을철 비단을 수놓은 듯한 산의 단풍 모습에 반해 원래 있던 이름을 버리고 금수산이라 이름을 바꿨을 정도라니 더욱 구미가 당긴다.

산의 원래 이름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 부근의 암릉으로 인해 백악산(白岳山)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이름의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금수산을 직접 가 본 날, 멀리서 본 산은 아직 여름철 푸른빛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다. 단풍이 벌겋게 수놓아 지지 않은 금수산의 모습은 원래 이름이었던 백악산의 느낌에 더 가깝다. 허나 속살을 들여다 보듯 산길 속으로 접어들자 산이 꿈꾸고 있는 단풍의 모습이 선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지면에 소개된 지금쯤은 산은 그 꿈을 밖으로 오롯이 내비치고 있으리라. 산행 코스는 상학주차장~금수산 입석~남근석 공원~옹달샘~안부~전망바위~금수산 정상~전망바위~서팽이(서피)고개~상학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도상거리는 6.1㎞. 휴식 포함 3시간 50분 정도가 걸린다. 산행거리가 다소 짧다고 느낀다면 서팽이(서피)고개에서 능선을 조금 더 타고 돌아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산행은 들머리에 위치한 주차장치고는 무척 넓다는 느낌을 주는 상학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곧바로 금수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인다. 도로 양 옆으로 드문드문 단풍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보며 걷다보면 왼쪽으로 금수산 정상의 암릉이 시야를 장악한다.

8분 정도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또 다른 주차장. 앞의 주차장에 비해 턱없이 협소한 이 주차장 건너로 금수산의 유래가 새겨져 있는 입석이 하나 보인다. 입석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이 산행로다. 산행로를 따라 5분 정도 올라가자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은 대비사로 가는 길. '금수산 시화 등산로'라는 나무간판을 따라 그대로 직진한다. 띄엄띄엄 나무에 매달린 시들을 읊조리며 올라가는 운치가 있다.

10여분 뒤 시가 무더기로 걸린 지점에서 왼쪽으로 '질러가는 등산길' 표지가 있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름길이지만 금수산의 또 다른 명물인 남근석 공원을 생략해서는 재미가 반감된다. 그대로 산길을 따라 남근석 공원으로 향한다. 5분쯤 올라가자 장승 모양을 한 남근 상징물들이 등산로 옆에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왼쪽으로 약 4m 높이의 거대한 남근석이 놓인 이 공원은 금수산이 여자의 지근이 강해 남자가 단명한다는 속설이 있어 만들어졌다는 유래가 있다.

남근석 공원을 지나 왼쪽으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앞쪽으로 금수산 정상의 모습을 보면서 5분 정도 가자 바싹 말라버린 옹달샘이 하나 보인다. 최근 정비한 듯 오르막 곳곳에 설치된 나무난간들은 올라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다시 10분 뒤 이정표. 금수산 정상까지 900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여기서부터 길이 오른쪽으로 꺾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덜처럼 돌부리가 널린 된비알이 시작된다. 12분 뒤 두 번째 샘물이 있는 지점을 지나 오른쪽으로 계속 길을 올라간다. 산길 주변으로 벌겋게 변한 단풍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다시 15분 정도가 더 지나면 주능선의 안부에 다다른다. 바로 앞은 전망바위. 왼쪽으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사방이 확 트인 경치가 볼 만하다.

산 아래에서 봤던 암릉 능선을 따라 10여분을 더 가면 금수산 정상석이 놓여 있다. 여기서부터 하산길에 접어든다. 곳곳에 등산로가 아니라는 표지가 나붙어 있어 비교적 뚜렷한 길만 따라 내려가면 된다. 20여분을 내려가자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은 상리로 내려가는 길. 그대로 직진한다.

5분쯤 더 간 지점에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죽령재, 묘적봉 등 백두대간인 소백산 줄기의 산들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에서 다시 5분을 더 내려가자 가파른 경사로 설치된 계단이 나온다.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가 10분 정도를 더 가자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가 서팽이(서피)고개다. 이 지점에서 산&산팀은 왼쪽 상학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로 잡았다. 조금 모자란다 싶은 느낌이 있다면 능선을 더 탈 수 있을 것이나 그 전에 이정표의 문구를 잘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이 지점에서 하산하는 길은 외길이다. 20여분을 내려가자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나온다. 왼쪽은 아직 공사중인 듯 길이 끊겼다. 그대로 직진해 5분 정도 내려가자 왼쪽으로 올라올 때 봤던 금수산 입석이 보인다. 10여분을 더 내려가면 산행 들머리였던 상학주차장이 나온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박영태 산행대장 011-9595-8469.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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