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한국 영화를 보지 않고선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요."
한국 영화 '런닝맨'에 메인 투자자로 참여한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의 샌퍼드 패니치 대표는 몇 해 전 국내 언론과의 만남에서 이 같은 말을 건넸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있어 왔고, 한국 배우 및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렇다면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투자자와 배우의 눈에 비친 한국 영화의 현주소는 어떨까. 최근 비에스투데이는 재미한국인 투자자 김종욱 회장과 '저지 드레드'(1995) '아메리칸 갱스터'(2007) 등에 출연한 아만드 아상테를 만나 한국영화를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2016년 미국 개봉 예정인 'DARC'에서 투자자와 배우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먼저 김 회장은 "한국 영화계는 창의적이고 세계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한국 영화를 세계에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종욱 투자자는 현재 한국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아만드 아상테는 "한국 영화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인지하고 지켜보고 있었다"며 "재능 있고 젊은 감독이 미국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를 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국 영화계는 함께 일해 볼 만한 흥미를 자아낸다"고 덧붙였다.
그가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이슈를 다루는 방식. 그는 "정부, 정치, 군대, 경찰의 부패 등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이런 이슈를 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입을 열었다.
"한국 영화는 사람의 영혼을 이해하고, 인간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현재 인간에게 닥친 위기가 어떤 것이고, 어떤 상황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영화적 문화 토양이 무척이나 발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욱 회장은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의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한국적인 소재를 개발해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할리우드 관계자와 한국 영화의 협업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김 회장은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배우의 얼굴이나 연기 등을 좀 더 살펴보고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을 아꼈다. 또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에 와서 제작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꿈꾸는 한국 영화인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 안 됩니다. 한국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세계적인 눈을 가져야 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한국을 향해 도전하지 말고 세계를 향해 도전해야 합니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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