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5가 역대 최대 수치인 방문객 21만명을 돌파하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하지만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이 불참하면서 현장을 찾은 게임팬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엔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전시환경 마련과 모바일게임사 참가 유치 등 지스타 발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결과적으로 올해 지스타2015는 참가 국가 및 기업, 방문객 숫자 등 양적인 성장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내실이 부족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넥슨 '물량공세', 엔씨 'IP 확장', 433 '폐쇄부스' 色다른 시도
16일 지스타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5에 총 20만9천566명(중복 관람객 제외)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처음으로 방문객 20만명을 돌파했던 작년 행사보다 3.6% 확대, 관람객 중복 집계를 배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관람 인원이 큰 폭으로 늘진 않았지만 행사 둘째날 하루 종일 비가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수치라는 평가다.
올해 지스타에서 눈길을 모은 게임기업은 단연 초대형 부스 설치, 총 15종의 타이틀 공개 등 대규모 물량공세를 펼친 넥슨이다.
전체 B2C관의 20.7%에 해당하는 총 300부스를 차지한 넥슨은 규모면에서 사실상 이번 지스타를 지배했다. 결코 하나의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없는 크기 탓에 개막 이전부터 별명처럼 따라 붙었던 '넥스타(넥슨+지스타)'라는 말을 실감케했다.
특히 넥슨은 지난해 '전시' 중심의 부스를 꾸렸다가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는 '시연' 중심으로 탈바꿈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넥슨의 전략이 통했는지 올해 넥슨 부스에는 게임 시연을 위해 1시간 가량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긴 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또 넥슨은 지스타 연계 행사로 대표 인기 게임인 '피파온라인3'를 활용한 e스포츠대회 '피파온라인3 아시안컵'을 개최, 모객을 주도하는가하면 개발자가 직접 팬들에게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개발방향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지스타 흥행을 도왔다.
엔씨소프트는 물량 면에서는 넥슨에 뒤졌지만 이번 지스타를 통해 게임 IP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우선 B2C 100부스 전체를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온라인게임 'MXM' 단독 타이틀로 꾸미고, 게임 시연대와 함께 캐논, 삼성전자 등 다양한 업체와 콜라보레이션한 '마스터 라운지'를 운영했다.
지스타 부대행사로 e스포츠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5 월드 챔피언십' 4강전과 결승전을 준비했으며, '블레이드앤소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등 게임 IP와 이종산업간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받았다.
첫 출전에 메인스폰서를 자처한 네시삼십삼분의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띄었다. 이용자 모객 정도가 행사 흥행의 척도로 꼽혀온 지스타에서 사상 처음으로 사전에 초청받은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폐쇄형 부스'를 운영한 것.
길게 늘어선 대기열이 주는 부담을 없애고 게임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번쩍이는 대형 전광판, 부스걸 등 게임을 플레이에 방해를 줄 수 있는 주변요건 등도 최대한 배제했다.
현장 관람객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마케팅이지만, 우선 초대 방문객들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이 밝힌 이용자 1인당 평균 부스 체류 시간은 약 25분. 기존의 지스타 모바일게임 부스에서 5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시연하고 떠나던 방문객들이 네시삼십삼분 부스에서는 무려 5배가 넘는 시간 동안 머물렀다는 계산이 나온다.
◆ 해외게임사 찾기 힘든 국제전시회…모바일 타이틀도 적어
전에 없던 참신한 시도들이 눈에 띄는 지스타2015였지만 한계점도 분명했다.
모바일게임이 현재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작 B2C 부스에서 모바일게임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넥슨의 일부 게임과 네시삼십삼분 부스를 제외하면 전시 게임 대부분이 PC온라인게임으로 채워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디게임 등 공동관을 통해 전시된 모바일 타이틀들이 있었지만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스타에 꾸준히 참가해왔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워게이밍넷 등 해외게임사들이 불참한 데다가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NHN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도 B2C 부스를 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 모두 비용 대비 거둬 들이는 마케팅 효과가 적다는 점에서 지스타 참가를 거부했다.
실제 지스타 개막에 하루 앞서 진행된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레이븐'으로 대상을 수상한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은 "모바일게임과 지스타가 성격이 맞지 않아 불참하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즉, 지스타 참가를 결정하게 하는 명확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지스타 기간 중 현장을 찾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한국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은 "지스타가 게임 홍보에 매력적이고 중요한 모티브를 준다면 어떤 업체든 선뜻 참여하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도 참가를 꺼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협회의 노력만으로는 정체된 지스타를 성장시키기 어렵다"면서 "넷마블을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이 투자 대비 효과만을 생각하지 말고,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지스타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콘솔에서 PC로, 또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게임쇼의 위상은 약해져만 가고 있다"며 "게임사 입장에서 막대한 비용을 집행하는 지스타 참가 결정에 있어서의 실익이 부족해 보이는 것 또한 큰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지스타 기간 동안 벡스코와 해운대 지역에 무료 와이파이 환경을 구성, 참가사들의 오픈 예정작 테스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달라진 모바일 시대에 맞는 접근법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역시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고 지스타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관호 조직위원장은 "국내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변화된 모바일게임 환경에서 지스타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대안을 모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스타가 최대 마케팅 행사이면서 게이머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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