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정치 재벌 언론의 구린내 나는 속을 보다 (리뷰)

입력 : 2015-11-19 14: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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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쇼박스 제공

[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정치, 재벌 그리고 언론. 이것만으로도 구린내가 진동하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 등 작품 속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수없이 접해왔던 부정부패의 고리다.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은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득권층의 폐부를 깊숙이 파고든다. 그래서 더 구역질 난다.
 
유력 대선 후보 장필우(이경영)와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하는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그리고 돈으로 이들을 주무르는 재벌 회장(김홍파)은 개인의 영달과 사리사욕, 정치적 야망 등을 챙기기에 여념 없다. 
 
‘국민’ 따윈 당연히 안중에도 없다. 현실에서도 자주 봐왔으니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불편하다. 
 
권력자들의 뒷일을 처리해주다 버림받은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는 복수를 꿈꾼다. 든든한 배경이 없는 우장훈(조승우) 검사는 능력과 상관없이 매번 승진에서 주저앉는다. 이는 두 사람이 같은 배를 탈 수밖에 없는 토대다. 그리고 우장훈 안상구 vs 장필우 이강희 재벌 회장의 대결 구도로 길을 안내한다.  
 
마치 선과 악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장훈과 안상구 역시 ‘선’과는 거리가 멀다. 개인적인 목적에 의해 두 사람은 움직인다. 이들에게서 정의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현실에서도 ‘정의’는 사전에만 존재하는 단어일지도. 권력자를 무너뜨리는 통쾌함 뒤에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나체의 몸뚱이가 가득한 난잡한 별장 파티나 폭력의 수위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답게 센 편이다. 징그럽고, 거북하게 느낄 관객들도 많을 것 같다. 
 
연기만 놓고 보면 이병헌은 이병헌이다. 사투리 연기도, 단발머리도, 깡패 역할도 빼놓을 게 없다. 무거운 영화의 흐름에 적절한 ‘웃음 쉼표’를 찍는 것도 그의 몫이다. 
 
조승우 또한 이병헌과 앙상블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충분히 뽑아냈고, 백윤식은 눈빛과 말투, 작은 행동만으로 영화의 묵직함을 형성했다. 이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19일 개봉.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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