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정재영
[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열정이 있으면 다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하재관 부장이 앞에 있는 듯했다. 정말 리얼했다는 말에 “그게 연기다. 별명이 용각산이야. 소리가 안나”라고 과거 광고를 빗대 농담을 건넸다.
제대로 이해를 못하자 이내 “도라희가 왔나”라면서 “빙의 됐나봐. 하재관이 재밌어”라고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바로 정재영이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스포츠신문사를 배경으로 수습 도라희(박보영)가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일을 그린 공감 코미디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정재영은 다혈질의 하재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메이크업도 안 했고, 의상도 최대한 비슷하게 했다”며 “기러기 아빠인데 옷을 제대로 입는 게 말이 안 되니까. 세심하게 볼 분은 없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영화 때문에 잠시 동안 스포츠신문사의 부장을 역임했지만, 여느 연예 언론인의 마음 못지않았다. 그는 “스포츠는 팩트다. 골 안 넣었는데 넣었다고 할 수 없으니까”라면서 “근데 연예는 어느 정도 허용되지 않나. 단,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사람은 열정이 있는데 그게 요즘 사람이 보기에 비합리적인 거다. 하지만 하재관은 그렇게 배웠고”라고 덧붙였다.
정재영의 말처럼, 하재관의 열정은 젊은이들에게 ‘꼰대’로 인식된다. 그는 “꼰대 앞에서 꼰대라고 하고, 중년 앞에서 중년이라고 하면 혼나는 거다”라고 웃으면서 면박이다.
그러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제시했다. 정재영은 “소통은 아무리 하려고 해도 갭은 있다”며 “먼저 다가가고, 세대를 스스로 허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목의 의미도 새겼다. 그는 “제목이 너무 재밌더라. 비꼬면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열정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느꼈다. 열정 자체를 꼬집는다기보다 열정을 이용하는 놈들이 문제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현실을 읽을 수 있었다. 정재영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다. 그는 “극 중 인물이 어디가나 다 있는 인물인데, 일반 직장이면 재미없을 것”이라며 “약간 특수한 직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의 리얼리티를 읽는 재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굉장히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압력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부서마다 특성이 있고, 개인의 소신, 열정 등을 이해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말 스포츠신문사의 하재관 부장이라면, 배우 정재영을 어떤 식으로 취재할까. 이 질문에 그는 “왜 하는데. 사고 쳤데? 이러면 모를까”라며 “시간 보내는 거지. 난 하재관 이해한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정말 하재관 부장이었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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