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박홍규 기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보루네오가구가 내달 임시주총 개최를 예고한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주인이 바뀔 지 여부를 둘러싸고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 임시주총은 내달 4일 오전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현 대주주측과 이에 맞서는 태왕이엔씨 측은 각각 전·현직 대표인 김환생 씨와 송달석 씨를 포함해 사내이사 선임 및 해임을 주요 안건으로 올려 실력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전용진 씨와 그가 대표로 있는 예림임업 등이 15.27%의 지분을 보유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다. 반면 태왕이엔씨를 주축으로 하는 8인이 5.6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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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주총을 앞두고 마치 창과 방패로 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주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두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79.13%의 지분을 모두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것.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회사 경영권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양측이 약 80%에 이르는 소액주주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증권가 주변에선 위임장 확보 등을 감안할때 소액주주측의 지지를 얻고 있는 태왕이엔씨측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이유로 먼저 현 대주주측의 검찰 고발 건을 꼽는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24일 전 임직원인 김은수 씨외 5인이 145억원을 횡령·배임했다며 서울동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회사측으로부터 고소 당한 김은수씨는 횡령 및 배임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뒤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보루네오가구가 상장자격심의 대상에 속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같은 날 주식 거래를 정지한 상태다. 이같이 주총을 앞두고 전 경영진을 전격 고소한 것은 자칫 상장유지 문제까지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는 중대 사안임을 고려할 때 현 대주주측이 세불리를 의식한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이날 발표된 보루네오가구 노조의 성명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는 "이번 횡령·배임 고소문제로 상장유지에 문제가 생긴다면 현 경영진이 대규모 증자 등의 조치를 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회사 경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동시에 조속한 주식거래 재개를 희망했다.
소액주주인 씨케이차이나유통그룹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클린 컴퍼니로 출범한 보루네오가구가 불과 3년만에 매출 1천529억원에서 541억원으로 급감하며 올해 3분기에만 1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기존 이사 해임안 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하루 빨리 고소·고발건이 해결돼 회사가 안정을 되찾고 조속한 시일내에 주식거래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