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봤니?]'치즈인더트랩' 첫 방, 꽤 높은 싱크로율...그리고 걱정

입력 : 2016-01-05 08: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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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누적 11억뷰를 자랑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기대감이 큰 만큼 말도 탈도 많은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4일 첫 방송으로 베일을 벗었다.
 
'치인트'는 달콤한 미소 뒤에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한 스펙남 유정(박해진)과 그의 본 모습을 유일하게 꿰뚫어본 여대생 홍설(김고은)의 이야기를 캠퍼스 라이프를 통해 그려낸다.
 
원작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5년 넘게 연재해오고 있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이를 16부 안에 녹여내는 것은, 게다가 원작에 없는 결말까지 내야한다는 것은 모험이다.
 
빼야할 것은 빼고 축약할 것은 축약하고, 그러면서도 큰 줄기를 놓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치인트'의 캠퍼스와 학생들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여도 '로맨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전부 강한 개성들을 지니고 있다.
 
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원작에 충실해야하거나, 원작과 다르더라도 충분한 개성이 드러나야한다. 이런 많은 가정들이 성공해야 원작을 잘 표현했다거나 아니면 원작과 다른 맛을 잘 살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일단 첫 발을 딛은 '치인트'는 홍설이 유정을 멀리하려는 태도와 그 이유, 그리고 유정의 홍설에 대한 태도 변화가 그려졌다. 이를 비롯해 보라(박민지), 은택(남주혁), 김상철(문지윤), 하재우(오희준), 남주연(차주영), 손민수(윤지원)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도 많이 혹은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이야기의 핵심인 유정과 홍설의 묘사는 원작에 충실하다. 극을 끌고 갈 두 사람의 성격은 홍설의 수강신청 삭제 사건에서 잘 드러났다.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유정과 당시 상황에 맞물려 그를 의심하는 홍설. 그리고 홍설의 의심을 알면서도 범인이 맞는 척 아닌 척 하는, 그러면서도 진범 상철선배를 따로 불러내 스스로 실토하게 만드는 치밀함의 유정. 이를 계기로 유정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본성에 대한 의심을 남겨둔 홍설. 이런 상황의 연속이 원작과 충실하게 흘러가며 앞으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홍설의 영원한 지원군인 은택과 보라도 반가운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속에 있는 말을 좀처럼 꺼내지 못하는 홍설을 대신해 할 말 다 해주고, 따져주는 보라와 그녀를 보좌(?)하는 은택의 모습은 원작과 똑같다.
 
그 밖에 '최강 밉상' 상철 선배, 유정이 홍설에게 친절하게 구는 게 못마땅한 남주연, 초반에는 바보 같이 상철에게 당하기만 하는 재우, 차후 홍설이 성격이 바뀌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그때를 위해 미끼를 던져두는 손민수 등이 원작과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극 말미는 '남자 등골 브레이커지'만 유정에게만큼은 친근함을 보이는 백인하(이성경), 털털한 성격이고 인간답게 살아보려 하지만 유정을 원수처럼 여기는 백인호(서강준) 남매도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은 원작의 모습을 고스란히, 성공적으로 옮겨오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구조와 흐름이다. 원작을 16부작 안에 어떻게 녹여낼 지 궁금한 가운데 이날 첫 방송에서는 많은 부분이 빠르게 진행되거나 홍설의 독백으로 처리됐다.
 
원작의 묘미는 홍설 내면의 이야기를 독백 보다는 적절한 상황 안에 극적으로 녹여낸 것에 있다. 하지만 이날은 꼭 필요한 설명을 홍설의 독백이나 보라가 대신 떠들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상황이 긴장감 없이 흘러가거나, 오히려 보라가 더 주인공 같이 느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또 원작에서 한참 후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방송에서는 빠르게 등장했다. 아직까지 문제점은 아니지만, 훗날의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온다면 중간 과정의 생략 또는 대폭 요약, 혹은 이야기의 재창조가 필요할 텐데 무엇이 되든 쉽지 않은 선택이다. 방대한 원작의 분량만큼 많은 이야기들을 꼬이지 않게 녹여내는 과정을 지켜는 것 또한 관심거리다.
 
'치인트'는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홍설과 유정이 보여줄 복잡한 심리와 갈등, 주변인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백인호와의 삼각 관계 등 다른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이윤정 피디에 거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치즈인더트랩'은 매주 월, 화 오후 11시 방송된다.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방송 캡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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