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박홍규 기자] 국내 10대 그룹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 ‘경쟁’ ‘변화’ ‘구조’를 가장 많이 강조했다. '시장’ ‘가치’ ‘고객’등 키워드는 사라지거나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는 최근 2년동안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을 제외하고 현대차는 올해 ‘세계(글로벌)’를, SK는 ‘패기’ LG는 ‘사업’. 롯데는 ‘성장’을 1등 키워드로 내세웠다.
13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국내 10대 그룹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키워드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다.
올해 키워드는 특히 공격적인 단어들이 많이 포함됐다. 5년간 가장 베스트셀러였던 성장(1위)과 경쟁(2위)외에 그동안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변화’(3위) ‘구조’(4위)가 ‘톱5’에 올랐다.
‘구조’는 사업구조. 수입구조등이 자주 언급되면서 사용이 빈번해졌다. ‘변화’와 묶여진 경우도 많아 올해가 격변의 한해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있다.
각 그룹별로도 처한 상황에 따라 키워드가 차이를 보였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삼성은 2012년 이후 줄곧 ‘경쟁력’을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뒀다.
주력인 휴대폰 사업이 애플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 낀 상황에서 글로벌 1위 경쟁력 확보라는 지상의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의 천명으로 해석된다. ‘경쟁’ 다음으로는 ‘세계’, ‘기술’, ‘인재’,‘성장’ 등을 5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올해는 물론 지난 5년간 ‘세계’를 일관되게 제1 키워드로 인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폭스바겐, 토요타, 지엠 등을 쫓는 입장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성장’, ‘생산’, ‘강화’, ‘경쟁’ 등이 5대 키워드에 들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구조’ ‘사업본부’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키워드가 제시됐다. 2개 그룹 모두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 투영됐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사업본부’와 ‘흑자’ 키워드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고 본부별 책임경영에 기반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배경이다.
최근 '헬지' 마케팅이 화제에 오른 LG는 5년 동안 ‘고객’이 1위 키워드였지만 올해는 ‘사업(사업구조 사업방식 등)’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혼외자 고백'으로 도덕성 논란까지 일어난 최태원 회장의 SK와 김승연 회장의 한화는 ‘패기’, '1위' 등을 제시해 모두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조연아 파동' 등 호된 오너 리스크에 시달린 한진은 올해 1위 ‘고객’ 외에도 ‘행복’(2위), ‘신뢰’(4위), ‘대응’(5위) 등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해 신뢰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그룹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부자 이전투구'로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롯데도 ‘성장’을 우선에 두면서 ‘변화’, ‘노력’, ‘사업’, ‘경영’을 2~4위에 올려놨다.
GS는 올해 ‘미래’와 ‘성장’을 가장 많이 인용해 지난 5년 동안의 기조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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