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김두연 인턴기자] 전라남도 진도에서 열리는 오일장에는 겨울에 제철을 맞은 명물이 있다. 다름아닌 '서촌 간재미'. 간재미는 홍어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어의 이름은 '참홍어'다.
14일 저녁 7시 30분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알싸한 맛의 진수 간재미의 모든것을 파헤친다. 남도 사람들의 막걸리 한 잔에 최고의 안주가 됐던 간재미의 매력을 알아보자.
▲ "서촌 간재미가 다 팔리고 나야 다른 고기가 팔리지 시작했지라."
진도의 작은 마을인 청용리 서촌마을 앞 바다에서 자란 간재미는 서해와 남해 두 물이 만나 걸러낸 청정 펄밭에서 자라 그 맛이 특별하다. 하지만 항도 없는 마을에 위판장이 따로 있을리 만무했고, 동네아낙들은 하나 둘 대아에 간재미를 이고 나와 오일장에 팔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서촌 간재미는 비교불가한 맛으로 진도 오일장에 명물이 됐다. '서촌 간재미가 다 팔리고 나야 다른 고기가 팔리기 시작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촌 간재미가 어물전을 주름 잡았다.
▲ 간재미 요리 신의 한수는?
생김새가 비슷하여 홍어의 사촌인 줄만 알았던 간재미에게 속사정이 따로 있다. '간자'라는 어원에서 유래한 전라도 방언 간재미의 진짜 이름이 '홍어'이고, 우리가 아는 홍어의 이름은 '참홍어'라는 것.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는 간재미는 김치와 된장을 함께 넣어 간재미김치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더할 나위 없는 한 끼 식사다. 또 항아리 안에 짚과 간재미를 함께 넣어 밀봉해 삭히면 그 맛이 참홍어 못 지 않게 알싸하다.
다른 조리법들도 홍어와 비슷하다. 간재미 애(간)와 알집, 갈파래까지 넣어 애(간)탕을 끓이고, 간재미 뼈를 잘게 다져 시래기와 함께 조물조물 양념하여 맑은 탕으로 우려내면 간재미뼈추어탕까지 한 상에 차려진다.
▲ 꼬득꼬득 겨울 해풍에 말린 별미, 완도 '건간재미 밥상'
1월 중순쯤의 남도 바닷가엔 간재미를 줄에 걸어놓고 햇빛과 바람에 말리는 진풍경이 집집마다 펼쳐진다. 겨울을 맞아 살이 더 부드럽고 뼈가 연하다는 간재미를 꼬득꼬득하게 말리면 맛이 더 깊어지기 때문.
겨울철에 이각망으로 간재미를 잡아 올리는 완도 또한 다르지 않다. 완도 장좌리에 네 아낙들이 간재미 손질로 분주하다. 간재미는 줄에 걸어 말려놓고, 생물로는 미역국을 끓일 참이다.
5일 정도를 햇빛에 반건조시킨 간재미는 바닥에 무를 깔아 조림으로 해 먹으면 꼬들꼬들하게 먹기엔 안성맞춤이다. 그보다 바싹 말려 겉은 딱딱하고, 속은 촉촉하게 결이 살아있는 간재미포는 그 식감 그대로 살려 무치거나 고추장에 볶아 먹는다고.
그 옛날, 생선대야를 이고 읍내까지 팔러 다니며 동고동락한 네 아낙들의 추억과 건간재미를 안주삼아 남도 겨울바다의 매력 속에 취해본다.
사진=KBS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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