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김두연 기자] 걸그룹 카라가 데뷔 9년 만에 '사실상' 해체했다. 15일 소속사 DSP미디어는 한승연 박규리 구하라와의 전속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초창기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카라의 역사는 추억으로 남게 됐다.
▲ 길고 긴 무명의 설움
카라는 지난 2007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걸그룹의 '조상'이라 불리는 이들이 데뷔한 해도 2007년이다.
'1세대'의 카라는 한승연, 니콜, 박규리, 김성희 4인 체제로 시작했다. 이들은 정규 1집 앨범 '브레이크 잇' '맘에 들면' 등의 곡을 선보였으나 지금의 카라와는 조금 달랐다.
데뷔 동기인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에 비해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 화려한 동기들과 달리 이들은 '생계형 아이돌'이라고 불리며 무명의 설움을 겪었다. 멤버 한승연만이 게임방송 등을 통해 그나마 얼굴을 알렸던 시기였다.
▲ 구하라-강지영 합류는 '神의 한 수'
4인조 카라는 지난 2008년 멤버 김성희가 탈퇴하고 구하라, 강지영이 들어오며 5인조로 재정비 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된 것.
카라는 '프리티걸' '허니' 등을 연달아 히트 시키며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미스터'의 엉덩이 춤 안무는 각종 미디어에서 패러디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특히 카라 멤버들의 개인별 활약상도 돋보였다. 특히 니콜은 KBS2 '스타골든벨'에서 스피드퀴즈를 설명하는 '눈높이를 맞춰요' 코너로 큰 인기를 얻었다. 교포 출신인 니콜의 어눌한 발음은 다른 출연자들이 맞춰야 하는 퀴즈에서 참신한 매력으로 다가왔고 큰 재미를 줬다.
2010년에는 일본 무대에 진출,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 일본에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2013년 1월 한국 여성 가수 최초로 도쿄돔 단독 공연을 개최한 것은 물론, 각종 오리콘 차트를 휩쓸며 '국빈급 대접'을 받기도 했다.
▲ 다시 찾아온 내리막길
소위 '잘 나갔던' 이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2013년 니콜이 탈퇴했고 이듬해 강지영까지 나가면서 5명 중 3명만이 남게 된 것. 이 같은 위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강지영과 니콜, 한승연은 소속사에 전속계약 혜지를 통보한다. 이후 세 사람은 3달 만에 번복, 팀에 복귀해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였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던 셈이다.
결국 카라는 꽤 오랜기간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의 3인체제로 활동했다. 이들은 한 팬미팅 행사에서 "두 멤버가 팀을 떠났지만, 새 멤버를 뽑는다"며 "우리를 믿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약속을 지켰다. 2014년 새 멤버 허영지가 들어온 것. 4인조로 회귀한 카라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비해 8월 미니앨범 6집으로 컴백, 타이틀곡 '맘마미아'로 활동했다.
이후 한동안 공백기를 가진 카라의 마지막 활동은 지난해 5월 발표한 7집 미니앨범 'In Love'였다. 타이틀곡 'CUPID'를 포함한 수록곡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계약이 만료된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는 여러 매니지먼트사와 물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허영지는 소속사에 남아 개인 활동에 전념할 계획.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라지만 초창기 황무지와도 같았던 해외 진출을 이뤄냈고, K팝의 전성시대를 연 그들이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DSP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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