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보루네오 가한순 대표 "연 1천억 매출 달성할터"
[비에스투데이 박홍규 기자]
"보루네오는 제가 젊은 시절 들어와 20년 넘게 일한 직장입니다. 입사 이후 구매본부장 등 다양한 직책을 수행했기에 이 회사의 뼈속까지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요. 이런 저를 믿어 주신다면 고객과 주주들의 걱정을 일소시켜 조속한 시일내 회사를 정상화시키겠습니다."
올들어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가구의 명가' 보루네오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가한순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취임 소회를 밝혔다.
가 대표는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지분율15%대주주) 측에서 일부 언론을 통해 새 경영진을 `기업사냥꾼'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보루네오에서 20년 넘게 봉직한 저를 아무런 상관 없는 사람들과 연관 시키며 기업사냥꾼 운운 할 수 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용진 대주주측의 전 경영진들은 예림임업에서 건물 문짝이나 몰딩 생산을 전문으로 했지 사실상 가구업계와 무관하거나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이며,이들이 운영한 기간 회사는 매출감소와 연속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소액 주주들이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출한 것이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E 비즈니스 사업과 중화권 등 해외 비지니스를 통해 지난해보다 배 이상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뒤 "이런 장단기 비전을 통해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해 보르네오 50주년을 맞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또한 주주들의 걱정거리인 주식거래정지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피력했다.
다음은 가 대표와 일문일답.
-지난 4일 보루네오가구 임시주총이 열렸다. 왜 개최된 것인가
▲ 전 경영진들 사이에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이 빚어져
대다수 주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제가 알기로 경영권 분쟁의 발단은 전용진 대주주의 경영권 취득에 대해 어떤 공시나 뉴스에도 공표된 바 없듯이 누군가와 이면 계약을 통해 지난 2014년 11월28일 갑작스럽게 경영권을 확보하면서부터 분쟁이 시작됐다.
이 바람에 안모씨,송모씨,김모씨,그리고 다시 송모씨 등으로 대표가 수시로 교체됐고,회사는 적자의 수렁에서 허덕이며 끝없는 나락의
길로 들어섰다.불과 5년 전인 2011년 연매출 1천500억원에 달했던 회사가 2014년 540억원, 지난해 320억원(3분기)으로 추락했고, 무려 100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회사의 약 85%가 되는 소액주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주어 임시주총이 열리게 된 것이다.
-당시 주총현장에 있었는가
▲그렇다. 저는 전 구매본부장의 직책으로 사회를 맡아 (소액주주)임시주총을 진행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2개의 주총이 열려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
▲맞다.전용진 대주주측 사람들과 보루네오 회사 제복을 입은 약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주총장을 점거했다. 이어 오전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인천 송도 라마다호텔에서 주총장을 점거한 사람들끼리만 주총을 개최했다.
이들은 주주 검표작업(주주확인절차)도 하지 않았고, 양측 변호사 6명이 검표방식에 대해 논의하던 중에 일방적으로 송달석 대표가 주총 의장으로 의장석에 올라가서 불과 8분여만에 주총을 끝냈다.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놓은양 앞도 처다보지 않고 A4용지 몇장을 혼자 읽고 회의를 마쳤다며 나가버린게 전부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저들이 방금 노조총회를 했나 뭘 했나 착각할 정도였다.
-전용진 대주주측의 주총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 저는 주총부존재라고 생각한다. 법원에서 허가해준 주총장에 주주들이 들어와서 주총을 해야지
회사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소액주주들을 힘으로 밀어내고 주총장을 점거하고 자기네들끼리 주총을 8분만에 끝냈다고 하면 그 누가 이해를 하겠는가. 무법 천지에서도 이럴수는 없다.
전용진 대주주측 경영진들은 법원 판결에 따라 소액 주주 청구로 임시주총이 개최됐기 때문에 수많은 판례에 따라 현장에서 주총의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검표도 하지 않고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주총장에 주주가 아닌 회사 노조를 앞세워 주총을 진행하였음으로 이를 주총이라 말할 수가 없다.
그들은 오로지 주총을 파행 시키는게 목적인 것 같았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이날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모든 절차를 합법적으로 진행해 주주총회를 열었다. 공증변호사 입회 하에 주주 및 주식수 확인 검표 작업만해도 한 시간 이상 소요됐다.
참석 주주 동의를 얻어 임시주총 의장을 선임하고, 모든 절차에 입각해서 합법적 주총을 개최했다. 그리고 공증 변호사가 무려 7시간에 거쳐 위임장을 일일이 직접 다 확인하고 공증 절차를 마쳐서 당일 오후5시 50분에서야 겨우 등기소에 접수해 등기를
완료했다.
이런 과정과 내용은 동영상으로 모두 촬영해 현재 법원에 제출된 상태이다.
-전용진 대주주측에서는 오히려 소액주주들이 방해해 검표작업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법원에 제출된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소액주주 변호사들은 주총 개최 전 협의를 통해 상대방 변호사에게 공동 검표를 사전 제안했다. 그러나
전용진 대주주측은 이를 거부했고 일방적으로 주총을 시작해 버렸다.
법원에 제출된 비디오를 보시면 알겠지만 쌍방이 주주확인 절차를 논의 중에
전용진 대주주측은 형식적으로 불과 2분만에 검표했다고 주장하고 주총을 시작했다.
검표는 원칙적으로 공증변호사 입회 아래 신분증 확인,주주명부 대조,촬영까지 진행해야 하지만 이런 작업들이 이뤄지지 않았고, 또한 뒤늦게 회사에 들어와서 안 사실이지만 전용진 대주주측은 주총날 공증변호사도 현장에 참석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됐다.공증 변호사도 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공증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지난 주총 직후, 전용진 대주주측이 소액주주들의 주총결의사안을 가처분신청했다. 곧 결과가 곧 나올텐데
▲앞서 언급했듯이 소액주주들의 주총은 절차상 하자가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법원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실질심사대상여부를 내달 11일로 연기했다.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할텐데
▲그렇다. 가능하면 빨리 주식거래가 재개돼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회사측은
지난해 12월
전 대표 등 5명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소했다.이로 인해 주식거래가 정지된 것이 아닌가
▲그렇다. 전용진 대주주측이 금번 임시주총을 준비하면서 주주들의 여론이 불리해지자 2012년도에 전문 경영인으로 추천돼 회사에 들어온 전 대표인 빈모씨가 경영권 탈취 시도할때 했던 고소건을 이번에 또 써먹다 거래정지라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생각이다.
당시 빈모씨가 자신을 전문경영인으로 추천해준 대주주를 오히려 기업사냥꾼으로 내몰며 고소한 내용과 동일한 고소건이란 것이다. 사실
이 건은 인천지검부터 대검까지 재항고를 거듭했지만 끝내 무혐의가 나왔다.
-그렇다면 2012년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당시 회사는 영업망의 부실과
장부상 부실 자산들로 인해 매달 약 20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배임이나 횡령할 돈이 없었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때 대주주들은 매달 막대한 자금을 수혈해 회사의 부도를 막아냈었던 걸로 안다.
회사의 어음결제 자금이 10개월동안 약 1천억원에 육박했었는데 누가 부족한 자금을 채웠고,
이자를 부담했겠는가. 저는 옆에서 그런
상황들을 지켜봤는데
참으로 안타깝고 힘겨웠던 시절이었다.
특히 당시 대주주들은
사돈의 8촌 돈까지 다 동원해 부도를 막아내고 법정 관리라도 들어갈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주주들이 힘들어 하는 틈을 타 회사의 해외투자 유치까지 방해하면서 경영권을 탈취하려던 사람들이 그 당시 대표인 빈모씨, 그 뒤를 이은 안모씨 등이다.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돼 수 억원대의 연봉, 법인카드, 최고급 승용차와 기사까지 대우받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 당시 대주주측을 기업사냥꾼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계속됐던 것 같다.
- 전 경영진에 대한 입장은
▲최근 새 경영진에 대해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왔다.그들이 소위 악의적인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주주의 입장에서 회사의 미래를 위해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표 취임이후 회사의 상황은
▲새 경영진 취임한 이후 내용을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일부 직원들이 노조에 새로 가입하고 있지만 대다수 직원과 거래처들은 이번 일이 잘 수습되고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나아가 회사와 거래처간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윈윈할 수 있는 희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 대표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 이야기는 무엇인가.
▲대표 취임이후 회사 장부를 살펴보았다. 주총이 끝난지 불과 사흘만인 지난 8일 당시 의장을 맡았던 송달석 대표에게 성과급 1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적자 투성이 회사에서 취임한지 불과 1달여 넘은 대표이사에게 주총 끝나자마자 거액의 성과급 지급이라는 것은 이해의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또한 전 이사들의 연봉보장 계약까지 가지각색입니다.이런 점들을 앞으로 다 바로 잡아 나갈 것이다.
-다른 일도 있었나
▲사무실에 보안을 위해 시건 장치를 해놨는데 파손된 일도 발생했다. CCTV로 확인하니 10여명이 침입해 서류와 컴퓨터를 빼내갔다. 또 회계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들이 있던 컴퓨터가 지워졌다. 일단 관할 경찰서에서 신고해 현재 수사중이다.
전용진 대주주측에서 파견나온 임직원들의 소행으로 짐작되는데, 의도적으로 무엇을 감추기 위해 이런 일들을 벌이지 않았나 싶다.
-어려운 와중에 대표로 취임했는데 올해 청사진이 있다면
▲그동안 약 20여년 가구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직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의기투합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회사의 염원인 흑자전환을 꼭 이루고야 내겠다. 이번에 조직개편을 하면서 그동안 작은 부서에 불과했던 온라인 마케팅팀을 확대개편해 E-비즈 사업본부를 개설했다. 기존 시장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분야에 집중 투자해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려 한다.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있는가
▲보루네오가구는 과거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었다. 그래서 중화권에서의 인지도가 상당했다.50년 역사의 보루네오의 큰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 할 생각이다. 고무적인 것은 현재 중국의 초대형 가구 유통회사와의 협업 논의가 상당히 진척돼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경영권 논란으로 다소 시끄러웠던 회사에 대해 실망했을 주주들에게 모처럼 좋은 소식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상반기 중 가시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강민지 BS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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