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첫승을 거두고 "이번에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며 "흑으로 이기는 게 더 값어치가 있어서 해보고 싶다"고 2승 도전의 뜻을 밝혔다.
이세돌은 13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 승리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감사하다"며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 받은 건 처음인 것 같다"고 승리를 거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국 전 5-0이나 4-1 승부를 예상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제가 가령 3-1로 앞서다 한 판을 졌다면 아프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세돌은 알파고의 실수로 얻은 승리냐는 질문에는 "알파고가 노출시킨 약점은 2가지"라며 "기본적으로 백보다 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또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왔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수를 뒀다. 생각하지 못했을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3연패를 당하고 충격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씀 못 드린다"면서 "대국을 중단시킬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즐겁게 바둑을 뒀기 때문에 내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이날 알파고를 상대로 진행된 제4국에서 180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오는 15일에 알파고와의 마지막 5국을 치른다.
사진=부산일보 DB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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