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사랑만 있는게 아니지 말입니다 (리뷰)

입력 : 2016-03-18 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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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가 송송 커플, 구원 커플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로 두근거리게 하더니 이제는 인물들의 섬세한 이야기로 자연재해의 아픔과 다양한 인물 군상까지 그려냈다. 
 
17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8회에서는 우르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발전소 내에 갇힌 생존자 강민재(이이경)를 구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시진(송중기)은 서대영(진구)과 함께 강민재를 구하기 위해 힘썼고, 자신의 금고를 위해 무너진 발전소를 잔해를 걷어내려는 진영수(조재윤) 때문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마지막 생존자를 발견하기 전, 강모연(송혜교)은 그저 죽어가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고반장의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고반장의 부인에게 “마지막 순간에 같이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죽어간 이의 마지막 안부를 전했다. 강모연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운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는 유시진이 더 강했다. 유시진은 마지막 생존자인 강민재를 살리고자 했고, 결국 그를 구조해 태백부대의 품으로 돌아왔다. 진영수 때문에 의식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등 위험이 따랐으나, 투철한 군인 의식을 발휘한 유시진은 강민재를 지키고 귀환했다.
 
유시진과 강모연, 이들과 다른 인물도 있었다. 바로 이치훈(온유)이다. 이치훈은 유시진보다 먼저 강민재를 발견했었다. 그를 발견한 이치훈은 손을 뻗어 강민재를 구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발생한 여진 때문에 강민재의 손을 놓쳤다. 그리고 자신마저 갇힐 것 같다는 두려움에 강민재를 버리고 도망쳤다.
 
 
이는 이치훈에게 자책감을 안겼다. 그는 강민재를 버리고 나온 직후부터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이더니, 유시진에 의해 구조돼 나온 강민재를 멀리서 바라보며 미안해 하는 등 자괴감에 빠진 모습을 보여줬다. 더군다나 이치훈을 발견한 강민재는 “아까 나한테 의사라면서. 환자 두고간 의사도 의사로 쳐주냐”고 비아냥 댔다. 이치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홀로 이를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뿐만 아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손목 절단을 감행해야 했던 송상현(이승준)은 환자의 손에서 나온 결혼 반지를 보며 마음 아파했다. 이에 하자애(서정연)는 실목걸이를 만들어 반지를 환자의 목에 걸어줬다.
 
이처럼 ‘태양의 후예’ 8회에서는 여러 인물들의 섬세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찌할 수 없는 재해 앞에서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또 그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드러나는 본능을 표현한 것. 이는 극의 전개에 설득력을 더하며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탄탄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됐다.
 
더군다나 강모연은 이날 유시진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친 상황. 그는 강민재를 구하고 돌아온 유시진에게 “왜 장난처럼 말해요? 진짜 죽을 뻔 했잖아요. 전 되게 무서웠어요. 대위님이 죽었을까봐”라고 말하며 진심을 드러냈다. 또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는 강모연이 절벽에서 떨어지기 직전 녹음했던 음성 파일이 흘러 나왔다. 
 
강모연은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 마음 솔직하게 고백할 걸 그랬어요”라며 “아주 멋진 남자한테 키스 받았구나. 내내 그랬었거든요”라고 말했었다. 이를 알게 된 유시진은 안도하는 듯 미소를 지어, 두 커플이 제대로 자신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궁금케 했다.
 
사진=KBS2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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