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영웅들이 쓰는 '신화'라는 역사(리뷰)

입력 : 2016-03-28 08: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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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우리의 히어로입니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판타지 속 영웅들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가까이에는 오랜 시간 팬들 곁에서 함께하는 마음 속 영웅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신화다.
 
지난 1998년 1집 '해결사'로 데뷔한 신화가 올해로 데뷔 18주년이 됐다. 신화는 그간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지만, 자신들을 위해 또 그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팬들을 위해 그룹을 끈끈하게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데뷔 18주년 기념 콘서트 '히어로'(HERO)에서는 이같은 신화의 모습이 더욱 도드라졌다. 
 
이날 콘서트는 새 앨범 발매 기념이 아닌 오직 데뷔 1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것. 더군다나 2015년 발표했던 신화 12집 앨범 수록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2 Me) 안무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등 그 동안 콘서트에서 자주 접할 수 없던 무대들을 라이브 밴드와 함께 재편곡해 공개했다.
 
또 '범죄와의 전쟁' 패러디 영상 등 팬들의 웃음을 책임지여 신화 콘서트의 시그니처로 떠오른 콘서트 VCR 등 다양한 구성을 마련했다. 이는 팬들에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신화의 모습이었다.
 
이날 신화는 '엔드레스 러브'(Endless love)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첫 곡부터 화려한 레이저쇼는 물론, LED판을 접목한 5개의 조명으로 화려한 무대 구성을 자랑했다. 또 여섯 멤버들은 리프트를 타는 등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화는 이어 '영 맨'(Young man) '히어로'(Hero) '마네킹' '영 건즈'(Young gunz) '하우 두 아이 세이'(How do i say) '늘 내가 원하는 것은' '더 데이즈'(The Days) '돈 크라이'(Don't cry)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댄스곡만이 아닌 발라드까지 선보이며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또 '올라잇'(Alright) '디스 러브'(This love) '퍼펙트 맨'(Perfect Man) '열병' '기브 잇 투 미'(Give it 2 me) 등의 댄스곡으로 아직 건재한 댄스그룹 신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화는 마지막까지 '렛 잇 고'(Let it go) '아직 못다한 이야기' 'Jam#1' '오!'(OH!) '보야그'(Voyage) '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Onve in a Lifetime) '표적' '브랜드 뉴'(Brand new) 등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신화는 콘서트 내내 공연만 진행한 것이 아니다. 중간중간 토크 타임을 가지면서 막춤과 연습생 시절 연습하던 랩, 아카펠라까지 공개하는 등 18년 역사를 모두 되돌아볼 수 있는 모습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19년, 20년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특히 에릭은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귀여운 척 해보고 싶다"면서 알파고 성대모사를 했고, 전진은 양희은, 이민우는 앤디, 앤디는 조인성 성대모사를 하는 등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같은 모습은 '장수그룹'인 신화만이 드러낼 수 있는 것들이다.
 
20년을 향해 달려가는 신화이기에 무대 위에서도 끈끈한 우정을, 또 허물 없이 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아닐까. 더군다나 이같은 모습은 멀게만 느껴지는 영웅이 아닌, 우리 곁에 늘 함께 한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영웅의 모습이었다.
 
"시간이 빨리 가네요. 마지막 이 순간만 되면 아쉬워요. 곡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과 계속 함께 있고 싶은데 어쩌죠? 저희 공연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반기 앨범도 열심히 준비할게요. 개인 활동도 중간에 하니까 여러분들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앤디)
 
"2016년이 아직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남아 있는 개월 수에 신화, 또 개인 활동까지 많이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나오는 새 앨범으로, 기왕이면 연말 시상식까지 가봅시다. 그래서 이 주황색 파워가 세다는 걸 보여줍시다."(이민우)
 
"여러분들이 저희를 히어로라고 생각한다 얘기를 들었어요. 그것도 맞지만 저희 멤버들은 여러분들이 저희의 히어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신화 활동 열심히 하고, 콘서트때 또 웃으며 볼 수 있었으면 해요."(전진)
 
특히 "저희가 한 두 해 하고 끝낼 콘서트는 아니잖아요. 40대 이후의 공연은 또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 김동완의 말처럼, 40대 그룹 신화는 또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가설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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