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좋은 물건은 상하더라도 여전히 진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가 그랬다. 수년 만에 선 법정이었지만 그의 능력과 언변은 여전했고 짜릿함까지 선사했다.
29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 2회에서는 3년 간의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검사에서 변호사도 돌아온 조들호와 그와 동반 변호를 맡게된 이은조(강소라),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신지욱(류수영) 검사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세 사람은 3년 전 종결되는 듯 보였던 방화 살인사건의 새로운 용의자로 변지식이 지목되며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특히 조들호는 뇌물수수혐의 누명을 쓰고 노숙자로 생활한지 3년 만에 법정으로 돌아오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번 방화사건에 대한 아무런 증거와 사건의 정확한 정황도 모른 채 등장한 조들호는 "조금 늦었다. 변지식 씨의 변호를 맡게된 조들호다"라며 변호인석에 당당하게 앉았다.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이미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던 피고 측 이은조와 신지욱 검사는 당황했지만, 피고 변지식의 "변호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줄 알았다"는 말에 세 사람의 공방이 시작됐다.
사건의 핵심은 변지식이 정말 동료 노숙자를 죽이고 방화를 저질렀는지에 있었다. 신지욱은 변지식의 등에 있는 화상을 언급하며, 변지식이 1층에 불을 낸 뒤 2층에서 낙하, 이 과정에서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반론에 나선 조들호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건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다소 어리바리한 어투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설득력 있는 변호로 모두의 할말을 잃게 만든 것. 그는 "열 명 중에 1층에서 불이 났다고 2층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다이빙 선수라도 2층에서 뛰어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검사 측의 증인은 "(조들호의 말처럼)그럴 수도 있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조들호는 기선 제압을 성공하며 다음 공판을 기약하게 됐다.
이후 조들호는 사건의 진짜 범인이 정회장(정원중)의 아들이라는 것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이미 자신의 친한 동생이었던 강일구(최재환)의 방화사건 누명 건으로 인해 방화사건의 내막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조들호는 결국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정회장 아들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대형 점포를 받고 경찰을 그만두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