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 진실을 담은 박신양의 외침이 뭉클했던 이유(리뷰)

입력 : 2016-03-30 06:00:00 수정 : 2016-03-30 08: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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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좋은 물건은 상하더라도 여전히 진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조들호(박신양)가 그랬다. 수년 만에 선 법정이었지만 그의 능력과 언변은 여전했고 짜릿함까지 선사했다.
 
29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 2회에서는 3년 간의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검사에서 변호사도 돌아온 조들호와 그와 동반 변호를 맡게된 이은조(강소라),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신지욱(류수영) 검사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세 사람은 3년 전 종결되는 듯 보였던 방화 살인사건의 새로운 용의자로 변지식이 지목되며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특히 조들호는 뇌물수수혐의 누명을 쓰고 노숙자로 생활한지 3년 만에 법정으로 돌아오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번 방화사건에 대한 아무런 증거와 사건의 정확한 정황도 모른 채 등장한 조들호는 "조금 늦었다. 변지식 씨의 변호를 맡게된 조들호다"라며 변호인석에 당당하게 앉았다.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이미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던 피고 측 이은조와 신지욱 검사는 당황했지만, 피고 변지식의 "변호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줄 알았다"는 말에 세 사람의 공방이 시작됐다.
 
사건의 핵심은 변지식이 정말 동료 노숙자를 죽이고 방화를 저질렀는지에 있었다. 신지욱은 변지식의 등에 있는 화상을 언급하며, 변지식이 1층에 불을 낸 뒤 2층에서 낙하, 이 과정에서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반론에 나선 조들호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건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다소 어리바리한 어투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설득력 있는 변호로 모두의 할말을 잃게 만든 것. 그는 "열 명 중에 1층에서 불이 났다고 2층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다이빙 선수라도 2층에서 뛰어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검사 측의 증인은 "(조들호의 말처럼)그럴 수도 있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조들호는 기선 제압을 성공하며 다음 공판을 기약하게 됐다.
 
이후 조들호는 사건의 진짜 범인이 정회장(정원중)의 아들이라는 것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이미 자신의 친한 동생이었던 강일구(최재환)의 방화사건 누명 건으로 인해 방화사건의 내막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조들호는 결국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정회장 아들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빼돌리고 그 대가로 대형 점포를 받고 경찰을 그만두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다음 공판에 선 조들호는 "변지식 씨가 왜 3년이나 지난 사건에 느닷없이 피해자가 돼 여기 있는지 아십니까? 목격자기 때문입니다"라며 "그는 처음부터 목격한 사실을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정회장의 아들이 남긴 스포츠카의 바퀴 자국을 사진 증거로 제출하며 법정을 얼어 붙게 만들었다.
 
이날 조들호는 거대한 권력과 거짓에 맞서는 참된 변호사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앞서 권력 앞에서 누명을 쓰고 바닥까지 내려갔던 그였지만, 다시는 자신과 같은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길 원하는 아량은 그의 능력과 시너지를 발휘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특히 방송 말미 어눌한 모습을 보여왔던 피고 변지식이 "당신들이 날 윽박지르고 전과기록만 본 채 방화범으로 몰았을 때 바로 저 사람, 저 변호사만 나를 믿어줬다"며 소리치는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어떤 상황속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조들호의 모습을 바라보는 신지욱은 안달이 난 상태다. 자신의 아버지이자 법무법인 금산의 대표인 신영일(김갑수)는 자신보다 조들호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자신의 아들이 벌인 일이기에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정회장 마저 자신을 신뢰하는 느낌을 받지 못하자 조들호에 대한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다.
 
신념 하나로 거대 권력과 싸우고 있는 조들호, 또 그런 그를 바라보며 조금씩 동경을 하게되는 이은조, 이들에 맞서는 신지욱의 구도가 극 초반 드라마의 감정선을 담당하며 '변지식 방화사건'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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