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당찼던 '분이'...나와 달라서 매력적이었다"(인터뷰)

입력 : 2016-04-08 16:19:48 수정 : 2016-04-08 1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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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무나도 달라서 더 매력적이었다."
 
배우는 일정 기간 작품 속 캐릭터에 녹아들어야 한다. 캐릭터의 성격이 자신과 비슷하든 다르든 말이다. 그런데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성격은 물론,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도.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한 배우 신세경의 이야기다.
 
신세경은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 "겁이 굉장히 많고 두려워하는 것도 많다"며 "모험을 즐기기 보다는 안전한 길을 걷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출연 제의가 들어온 캐릭터 분이는 목적지향적이고 씩씩한 사내 대장부 같은 여성이었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지만, 자신과 극과 극의 모습을 지닌 캐릭터에 녹아든다는 건 부담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이질감'은 작품을 택한 계기가 됐다.
 
신세경은 분이에 대해 "내가 가지지 못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며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또 에피소드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닌,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면이 분이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첫 발을 내딛은 신세경은 약 6개월 동안 작품과 함께 호흡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제외한다면, '육룡이 나르샤'는 그녀의 이력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한 작품이다.
 
이에 대해 신세경은 "긴 시간동안 정서적인 긴장감을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이 힘들긴 했지만, 뒤돌아보면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절친으로 알려진 유아인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물론, 제작진들과의 호흡까지 잡음 하나 없이 행복했다.
 
특히 신세경은 체력적으로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다소 빡빡했던 전작 SBS '냄새를 보는 소녀'를 언급하며 "당시에는 남여 주인공의 비중이 모든 화면마다 등장할 정도로 분량이 많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었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세경은 "그런데 (6개월의 시간이)정말 길긴 길더라. 솔직히 지금은 굉장히 홀가분하다"고 털어놓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신세경은 애착 가는 캐릭터를 만나 만족스러운 작품을 남기게 됐지만, 애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있다. 바로 '낭만커플'로 불리는 이방원(유아인)과 분이(신세경)의 이뤄지지 못한 로맨스다.
 
사실 극 초반 '육룡이 나르샤'는 신분을 뛰어 넘는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타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사극임에도 딱딱하지 않은 말투로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하던 두 사람의 투샷은 그만큼 특별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했다.
 
"'낭만커플'은 정말 신선했어요. 저도 이방원과 분이가 그려갈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더라고요.(웃음). 물론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진 못했지만 전 만족스러워요. 아마 민초를 끝까지 안고 가야 했던 분이의 입장에서는 어느 편에 속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요?"
 
이방원과 분이의 관계는 일반적인 러브라인를 쫓지 않았다. 단순한 감정을 넘어 서로의 사상, 나아가 한 나라의 운명까지 걸려있던 '진짜' 낭만적인 사랑이었다. 신세경은 "이런 멜로 라인은 두 번 다시 못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렇듯 '육룡이 나르샤'는 신세경에게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고 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그만큼 부족한 점도 느꼈다.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만큼 부끄러운 단점도 많이 발견했고요. 단점을 발견했다는 것도 일종의 성장 아닐까요? 단점은 말 안할래요.(웃음). 그 구멍을 채워서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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