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서 유일하게 남자 선수만 참가하던 50㎞ 경보가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여성 선수 참여를 인정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육상경기 중 마지막까지 남자만의 종목으로 남았던 50㎞ 경보에 이제 여자 선수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IAAF는 전날 규칙 심사위원회를 열고 '50㎞ 경보 여자 선수 출전안'을 가결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지난 5년동안 끊임없이 이 문제를 제기해 온 미국의 여자 경보 선수 에린 타일러-탈콧(38)의 노력 때문이다.
타일러-스콧은 2011년부터 "여자 선수의 50㎞ 경보 출전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이를 거부했다.
타일러-스콧은 포기하지 않고 법정 싸움까지 벌였다.
그는 5월 8일과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경보챌린지를 앞두고 '50㎞ 경보에 출전하겠다'고 IAAF에 진정서를 제출, 끝내 IAAF 규칙 심사위원회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날 IAAF는 "5월부터 여자 선수의 50㎞ 경보 기록을 공인한다"고 밝혔다. 로마 세계경보챌린지 50㎞ 경보에서는 타일러-탈콧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첫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IAAF는 "일단 남자들만 출전하던 50㎞ 경보에 여자 선수의 출전을 허락하고 참가 선수 수와 기록 추이 등을 고려해 여자 50㎞ 경보대회 신설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타일러-탈콧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종목인 50㎞ 경보에서 여자 선수도 정식 선수로 인정받으며 공인 기록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선수들은 이제 2019년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50㎞ 경보에도 출전할 수 있다.
여자 50㎞ 경보 종목이 신설되면 총 메달 수가 48개로 늘어난다. 기존에 남자부 24개, 여자부 23개로 50㎞ 경보 때문에 차이가 났던 메달 수가 동일해 진다.
이 종목이 신설되지 않아도 기준 기록을 통과하면 남자 선수와 함께 50㎞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된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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