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국 비자를 허가해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가수 스티뷰 유(40, 한국명 유승준)이 "2002년 법무부의 입국금지는 시한부 조치였고, 시효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내려진 입국금지에는 기간 제한이 없었고, 따로 해제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맞섰다.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김용철) 심리로 열린 유씨와 정부의 '비자 발급 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이처럼 주장했다.
 
이날 유승준의 대리인은 "법무부가 당시 통보한 입국금지 서류에는 '일정 기간 입국을 불허함'이라고 적시했다"며 "정부는 현재 입국금지 기간이 무기한이라 했으나 처분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시 통보 절차가 부실했다며 2002년 입국시 국내 공항에서 이 사실을 알게됐음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입국금지 기간은 법령으로 기간 제한이 없다. 관련 부서 해제 요청이 없다면 계속된다"며 "현재까지 유씨는 전산상 입국금지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또 입국 금지 통보 절차 부실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국 금지된 외국인이 자신의 주소를 수색해 통보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어디있느냐"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7년 데뷔한 후 국내 정상급 가수가 된 유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2년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
 
입국 금지 13년이 된 지난해 9월 유씨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 하지만 거부당하자 같은해 11월 국내 로펌을 통해 LA총영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씨는 자신이 재외동포이므로 재외동포법상 한국에 체류할 수 있고, 미국 시민권 취득은 병역기피 목적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음 변론 기일은 5월 23일에 열린다. 이날 유씨의 아버지가 증인으로 나와 유씨가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얻은 건 아니었다는 점을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아프리카TV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