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과 기자회견] 최승운 유가족 대표, "'아이들을 죽인 건 옥시' 진정성 있는 사과 원한다"[전문]

입력 : 2016-05-02 13:51:27 수정 : 2016-05-02 1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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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 입장을 전한 가운데 최승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화를 요구했다.
 
최승운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옥시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우리가 원하는 것은 '너희(피해자 부모)의 아이들을 죽인 것은 너희가 아니라 우리(옥시)'라는 진정성 있는 사과"라는 내용의 성명서을 발표했다.
 
최승운 대표는 먼저 "오늘 기자회견 조차 어젯밤 기사를 보고 알았다. 우리에겐 연락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제 아이는 만 한 살 먹고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8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과하는데, 이런 사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승운 대표는 유가족 연대의 세 가지 입장을 전했다.
 
먼저 "한 맺힌 눈물을 5년이나 외면하다 검찰 수사 진행되자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하는 것"이라며 "사회악 옥시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폐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는 최근 옥시 직원들의 여행을 언급하며 "이 같은 시점에 태연히 해외 포상 여행을 다녀오는 등 반인륜적 행태로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면피용 사과가 아닌, 피해자 한 명씩 찾아가 진성성을 보여야한다" "'너희의 자식을 죽인 것은 옥시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가지 입장을 전한 후 최승운 대표는 "우리 아이들을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서서히 죽였다"며 "이런 걸 옥시는 아직도 인지를 못하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리에 모인 기자들을 향해 "자극적인 기사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 악덕 살인기업이 없어질때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더이상의 아픔이 없도로 제도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은 최승운 대표의 성명서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전 한 애기아빠입니다. 제 아이가 만 한 살 먹고 입원에 8개월만에 사망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옥시는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사과하는데, 저희로서는 이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에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공식입장 세 가지를 전하겠습니다.
 
첫째,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늘 사과는 지난 5년간 한 맺힌 눈물 외면하다 검찰 수사 진행되자 이제서야 기자회견을 통해 하는 것입니다.
 
사회악 옥시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폐업해야합니다. 반성은 커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며 사명을 두 번이나 바꾸고 피해자를 기만하고 신뢰할 수 없는 제품으로 사회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이 시점에 태연히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반인륜적 행태를 해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옥시의 자진 철수와 영원한 퇴출 원합니다.
 
셋째, 우리가 원하는 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가 아닙니다. 정말 미안하다면 언론을 이용한 검찰수사 면피용 사과가 아닌 피해자 한명씩 찾아가서 "너희가 니 자식을 죽인게 아니다. 자식을 죽인놈은 옥시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 한 번 잘 키워보려고 매일매일 가습기 살균제 사용해오며 우리 아이들을 내 손으로 4개월동안 서서히 죽였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단순한 교통사고 같은게 아닙니다. 제품을 잘못 만들어 저희가 서서히 자식을 죽인 것인데 옥시는 아직도 인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저런 사회적인 악덕 살인기업이 없어질때까지 노력해주시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처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에서는 더이상의 아픔이 없고 조금이라도 저희를 달래주길 원합니다. 또 저희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정치권의 제도적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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