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토록 고대했던 목표에 올가미까지 걸었지만 끝내 조이지 못하고 또 다시 풀어질 위기에 처했다.
16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파워킹 에너지드링크 사건'과 관련, 대화그룹의 수장 정회장(정원중)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조들호(박신양)와 사무실 직원들의 최대 목적은 정회장의 법정 출석. 조들호는 정회장이 법정에 나올 수 있도록 여론을 몰아갔고, 그가 행했던 비리들에 대한 정황들을 하나 둘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은조(강소라)는 파워킹 광고 회사 관계자를 찾아 정회장의 관여 여부를 파헤쳤고, 황애라(황석정)와 배대수(박원상)는 기자들과 술자리를 마련해 대화그룹에 대한 날 선 기사를 내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피고 측 번호사였던 장해경(박솔미) 또한 조들호를 직접 찾아가 정회장이 그동안 기부헀던 자선재단가 처남의 것이라는 고급 정보까지 제공하며 모두가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회장은 불안했다. 자신에 대해 남다른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조들호가 법정에서 할 행동들이 눈에 선했기 때문. 게다가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검사장 신영일(김갑수)과 금산의 대표 장신우(강신일)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모양새가 보이자 분노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여론의 포커스는 정회장의 출석 여부에 있었고, 이를 알고 있었다. 결국 정회장은 소속 변호사인 김태정(조한철)에게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대답 매뉴얼을 받고 법정에 출석하기로 했다.
변론기일이 당일. 정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등장, '중환자 코스프레'로 대응했다. 그는 약속대로(?) 조들호의 모든 질문에 대해 모른다고 회피했지만, 빼도 박도 할 수 없는 조들호의 증거가 제시되자 법정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법정에서 조들호는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고 정회장을 압박했고, 이후 재판장은 대화그룹에 대해 손해배상은 물론 경고문구 부착 등을 선고하며 조들호의 손을 들어줬다.
조들호는 이미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소송에서 승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를 검사 측에 넘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화그룹에 유착돼 있던 법무법인 금산 또한 정회장의 올가미를 벗어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검사장 신영일 또한 언론을 통해 정회장을 소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정회장과 한 배를 탔던 거대 로펌과 검사 또한 그에게 등을 돌린 것. 정회장은 신영일에게 전화를 걸어 분노를 폭발시켰지만, 신영일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둘러댈 뿐이었다.
다음날 정회장은 검찰에 출석하던 도중 수많은 피해자들과 기자들에게 계란 투척 세례를 맞으며 바닥까지 추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였다. 계란 세례를 참던 정회장은 이내 뒤돌아서며 그만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그러나 중환자실을 찾은 신영일은 그의 산소호흡기를 떼며 웃었고, 정회장 또한 조심스레 눈을 뜨며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대답해 이 또한 조작된 사실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동시에 해당 병원의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조들호의 모습도 잠시 비춰지며 이들이 펼칠 전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조들호가 펼친 사이다 변론은 '역대급'이었다. 특히 법정에서 등장한 정회장을 보고 "휠체어는 어디서 구했나"라고 비아냥대는 자신감 넘쳤던 장면은 권력 앞에서 주눅들지 않는 그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줬다.
반전은 신영일이었다. 그동안 정회장과 함께 했던 것과 달리 최근 정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정회장의 호흡기를 떼며 사악하게 웃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은 그의 추악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더군다나 아들 신지욱(류수영)과 의기투합해 정회장을 소환하자는 의지를 보였던 상황이기에 충격은 더했다. 아직 신지욱은 이 같은 아버지의 행동을 모르는 상황. 부자 간의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정회장을 법정에까지 소환했지만 역시 녹록치 않다. 비자금 명부와 모든 증거를 가졌음에도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