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서 발암물질? 전자파 속설...전파연구원 "대부분 거짓"

입력 : 2016-06-22 12: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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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전자파 때문에 영양소가 파괴되고 발암물질이 생긴다', '전자파가 많은 곳에서 지내면 딸을 낳는다', '전자파 때문에 꿀벌이 멸종할 것이다' 등 생활 속 전자파에 대한 속설은 다양하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3일 개최하는 '2016년도 제1차 전자파 안전포럼'을 앞두고 이같은 다양한 전자파 소문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22일 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전자레인지의 전자파로 발암물질이 생기고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소문은 여러 실험을 통해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자레인지를 작동하면 60Hz 전자파가 평소보다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기에서 30cm 이상 떨어져있어야 한다. 그 정도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전자파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때문에 전자레인지가 돌아갈 때 내부를 근거리에서 들여다보는 행동은 삼가야한다. 특히 오래되거나 고장난 전자레인지일수록 더욱 피해야한다.
 
전자파가 많은 곳에서 지내면 딸을 낳는다는 속설 역시 사실 무근이다. 전자파가 태아의 성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아직 없다.
 
다만 전자파가 정자의 수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는 있다. 하지만 음주, 생활습관 등 다른 변인을 통제하지 못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파연구원은 전했다.
 
또 "1998년의 연구 결과는 TV나 모니터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제품들은 당시 제품들에 비해 전자파 노출량이 극히 적어 더욱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꿀벌의 멸종 위기는 국외의 연구 결과가 와전된 것이다. 전자파가 진드기·살충제·바이러스·기후변화 등과 함께 꿀벌 군집 붕괴의 원인 후보로 지목된 적은 있지만, 꿀벌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 자체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휴대전화를 많이 쓰면 전자파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소문은 부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전자파가 WHO(세계보건기구) 발암 등급표에 등재되기는 했다. 하지만 등급은 '2B'로 커피나 김치와 같은 수준이다.
 
전자파 방지 상품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숯·선인장·차폐 필터는 모두 실제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없다. 전자파가 정 걱정되면 '기기에서 30㎝ 이상 떨어지기'만으로도 충분하다.
 
WHO는 미미한 전자파에 갑작스럽게 피곤해지고 두통·수면방해·소화장애 등을 호소하는 '민감 체질'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실제 전자파 때문이라기보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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