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23일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다. 이에 현지 환전소에는 파운드화의 폭락을 대비해 미리 유로화나 달러화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런던 금육 특구인 시티오브런던의 환전소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우체국도 환전액이 지난해 같은 날보다 74%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환전액은 무려 381% 뛰었고, 직접 영업소를 찾아온 고객의 환전액은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전업체 트레블엑스에 따르면 같은 날 온라인 환전 주문은 전주보다 30% 뛰었고, 최근 이틀간 직접 매장을 방문한 사람도 20% 늘었다. 외환 선불카드를 판매하는 페어FX도 이번 주에만 달러 선불카드 충전·판매액이 300%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23일 브렉시트 투표 결과 가결 결정이 나오면 자신이 가진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할 것을 우려해 환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회장직을 역임한 머빈 데이비스 경은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이 나서서 자산을 사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최근 금융시장의 파운드화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다. 22일 오후 파운드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484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브렉시트가 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지난 20일 가디언지에 기고문을 내고 "브렉시트 결정이 나면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급전직하해 '검은 금요일'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운드화 가치는 1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아시아 통화는 엔화를 제외하고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말레이시아 메이뱅크는 달러 대비 한국 원화는 환율이 4.3% 오르고 중국 위안화 역외시장 환율은 5.2% 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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