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옛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지난 6월 30일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낸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공직선거법 60조 1항 5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해왔다. 이에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당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판단을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3년 넘게 심리한 끝에 헌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언론인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헌재는 언론인이 매체를 통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해 여전히 지지나 반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언론매체를 이용하지 않고 업무 외적으로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것까지 금지할 필요가 없다"며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제도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기관의 공정보도 의무를 부과하고, 언론매체를 통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이미 충분히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관련 조항들을 종합해 봐도 방송, 신문, 뉴스통신 등 다양한 언론매체 중에서 어느 범위로 한정될지, 어떤 업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자까지 언론인에 포함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의 공직선거법 조항 등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을 낸 소수 재판관들은 "언론인 개인의 선거운동은 언론인이 종사하는 언론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MBC 뉴스 캡처
 
박홍규 기자 4067park@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