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독일, 승부차기로 이탈리아 꺾고 준결승 진출...징크스는 계속

입력 : 2016-07-03 06:58:45 수정 : 2016-07-03 07: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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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이탈리아를 맞아 복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이탈리아에 '무승'인 징크스는 계속됐다.
 
독일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2016 8강전에서 정규시간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6-5로 꺾고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양팀 모두 3-5-2를 꺼내 들었다. 먼저 독일은 고메즈와 뮐러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고 외질이 2선에 섰다. 킴미히와 케디라, 크로스, 헥터가 수비진을 보호했고 회베데스, 보아텡, 훔멜스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노이어가 지켰다.
 
이탈리아는 펠레와 에데르가 투톱으로 섰다. 데 실리오와 스투라로, 파롤로, 자케리니, 플로렌치로 미드필더를 구성했고 키엘리니와 보누치, 바르찰리가 스리백으로 섰다. 최후방은 부폰의 몫이었다.
 
두 팀의 대결은 여러모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경기였다. 먼저 독일은 유럽팁들 중 월드컵 4회, 유로 3회 우승 등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팀이다. 그 뒤가 바로 월드컵 4회, 유로 1회의 이탈리아다.
 
또 이탈리아와 독일은 부폰과 노이어라는 세계 최고의 수문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이번 대회 독일은 무실점 경기를, 이탈리아는 1실점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처럼 결승전이나 다름 없는 매치업이지만 문제는 독일이 메이저대회에서 이탈리아에 4무 4패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연 독일의 첫승이 이뤄질 것인지에 많은 축구팬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전반은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가 돋보였다. 점유율은 65대 35정도로 독일이 압도적이었으나 오히려 유효슈팅 한 번 없을 정도로 독일은 의미없는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었다.
 
부정확한 얼리 크로스만 간간히 보일 뿐, 패널티 박스 안으로 투입되는 볼이 없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수비에 집중하다가 원터치 위주로 반격을 시도해 치명적인 모습을 더 보였다.
 
하지만 기회 자체가 적었던 탓에 골까지 연결시키지는 못했고 결국 전반은 다소 지루한 공방 끝에 0-0으로 마쳤다.
 
후반이 시작되자 이탈리아는 라인을 끌어올리며 전반보다 공격에 조금 더 힘을 쏟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오히려 독일이 터트렸다.
 
후반 20분 외질이 드디어 빗장 수비를 벗겨냈다. 측면 돌파에 성공한 고메즈는 헥터에게 공을 내줬다. 헥터는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 맞고 굴절된 공을 달려들던 외질이 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이후 독일은 무섭게 몰아쳤다. 22분에는 뒤에서 넘어온 로빙 패스를 오프사이드를 무력화 시킨 고메스가 잡아 힐킥으로 슛을 했지만 부폰은 이를 본능적으로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였다. 이번 대회 한 번도 허락되지 않던 독일의 골문을 최초로 열어젖힌 팀이 됐다.
 
후반 30분 공격을 지속하던 이탈리아는 보아텡의 핸들링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보누치는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킥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탈리아는 동점골을 넣은 후에 다시 라인을 조정하며 수비와 공격의 균형을 찾기 시작했다. 독일은 이탈리아의 빈틈을 찾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승부차기로 들어섰다. 승부차기에 있어 독일은 역대 승률 거의 100%를 자랑할 정도로 강력한 팀이다. 이탈리아는 독일만큼은 아니더라도 최근 4번의 승부차기에서 3승 1패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키커로 나선 인시녜와 크로스는 무난히 성공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자자는 크로스바를 넘기는 실축을 저질렀다. 이때 부폰은 이탈리아의 슛을 막아내며 동점을 유지했다.
 
세 번째 키커 바르잘리의 슛은 골문 정가운데를 갈랐다. 하지만 외질의 킥은 골대를 강타하며 이탈리아가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가 무색하게 이탈리아의 펠레 역시 실축을 저지르고, 독일의 드락슬러가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다시 2-2가 됐다.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보누치의 슛은 노이어의 손 끝에 걸리고 말았다. 승리의 기회를 맞은 슈바인슈타이거였지만 그의 슛은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서든데스로 들어간 후 여섯 번째 키커인 자케리니와 훔멜스 모두 부담감 속에서 슛에 성공했다. 일곱 번째 키커 파롤로와 킴미히 역시 골문을 갈랐다. 데 실리오의 여덟 번째 슛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PK를 내줬던 보아텡도 성공했다.
 
아홉 번째에 이르러서야 승부가 갈렸다. 다르미안의 슛은 노이어에 막혔지만 헥터는 성공시키며 독일이 지난대회 준결승 패배를 되 갚고 4강전에 진출하게 됐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여전히 독일에게 무패지만 독일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두 팀의 고유 징크스는 계속됐다.
 
독일은 프랑스와 아이슬란드의 경기 승자와 오는 8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사진=MBC 중계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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