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조직력의 웨일스, 벨기에 꺾는 파란...베일·호날두 대결 성사

입력 : 2016-07-02 06:06:16 수정 : 2016-07-02 06:12:3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 원맨팀이 아니었다. 개인기량은 벨기에에 뒤졌을지 몰라도 집중력과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이며 경기전 패할 것이라는 다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부쉈다.
 
웨일스는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릴 스타드 피에르-모루아에서 열린 유로 2016 8강전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벨기에를 3-1로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웨일스는 첫 본선 진출에 바로 4강전까지 직행하는 놀라운 저력을 선보였다. 오는 7일 포르투갈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특히 베일은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 호날두를 만나게 됐다.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과 할 롭손-카누를 투톱으로 배치했다. 건터와 테일러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맡고 앨런과 램지, 레들리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3백은 데이비스, 체스터, 윌리암스가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헤네시가 꼈다.
 
이에 맞선 벨기에는 로멜로 루카쿠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아자르, 데 브루잉, 카라스코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비첼과 나잉골란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4백은 조던 루카쿠, 데나이어, 알더바이렐트, 무니에르로 구성됐다. 최후방은 쿠르투아가 지켰다.
 
벨기에는 '황금세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역대 최고의 재능들로 라인업을 채웠다. 웨일스는 돌풍의 팀이었지만 거의 모든 팀득점에 관여한 가레스 베일의 원맨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은 헝가리를 4-0으로 꺾고 기세 좋게 올라온 벨기에의 우세를 점쳤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선제골은 벨기에의 몫이었다.
 
전반 12분 아자르는 나잉골란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다가 패널티박스 인근으로 돌파할 채비를 갖췄다. 이때 수비가 자신에게 달라붙자 아자르는 나잉골란에게 패스했고, 나잉골란은 바로 환상적인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웨일스의 골문을 갈랐다.
 
이에 웨일스는 소극적이던 모습에서 벗어나 공격의 끈을 당겼다. 그 결과 29분 램지의 코너킥을 윌리엄스가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1-1이 된 후 점유율은 벨기에가 더 가져갔으나, 위협적인 모습은 웨일스가 더 많이 연출햇다. 하지만 정확성이 조금 부족해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전반이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웨일스의 공격은 계속됐다. 그 결과 후반 9분 웨일스는 결실을 맺었다. 롭슨-카누는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받아 수비 셋을 한 번에 속이는 환상적인 트래핑을 선보인 후 가볍게 골문을 갈랐다.
 
골이 급해진 벨기에는 교체 투입된 장신 선수 펠라이니의 머리를 노리는 플레이 스타일을 보이기 시작했다. 패스나 드리블로 패널티박스를 돌파하기보다 크로스와 세트피스로 펠라이니를 향해 공을 띄웠다.
 
펠라이니는 계속 헤딩을 따내며 의도를 잘 살렸지만, 부정확했다. 오히려 크로스에 이은 헤딩은 웨일스가 훨씬 정확하고 강렬한 한 방을 보유하고 있었다.
 
교체 투입된 샘 복스는 후반 40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에 맞춰 세 번째로 벨기에의 골문을 갈랐다. 벨기에는 수비수 베르마엘렌과 콤파니의 결장이 뼈아팠던 순간이었다.
 
급한 벨기에는 부정확한 패스와 슛만 남발했고, 결국 경기는 웨일스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웨일스는 세 골을 윌리엄스, 롭슨-카누, 복스가 골고루 터트리며 '베일의 원맨팀'이란 별명을 벗어 던지는 경기력을 펼쳐 다음 라운드를 기대케했다.
 
하지만 핵심 미드필더이자 이날 윌리엄스와 롭슨-카누의 골을 어시스트한 램지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은 뼈아프다.
 
어쨌든 웨일스는 축구에 있어서 개인 기량의 합보다 조직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첫 본선 진출의 돌풍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사진=유로 2016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