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전쟁터' 소방공무원, 일반인보다 정신 건강 최대 29배 위험

입력 : 2016-07-04 14: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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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사건·사고 현장에서 참혹함을 겪는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소방안전본부가 4일 발표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2014년 광주지역 소방 공무원은 평균 5.5회의 극심한 외상사건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광주 소방공무원은 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3%는 관리가 필요하고 2.8%는 치료받아야 될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울증을 앓는 소방공무원은 12.5%였다. 그 중 5.2%는 치료 대상인 것으로 분류됐다.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은 41.3%로 14.9%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문제성 음주 증상을 보인 소방공무원은 36.9%(치료 필요 13.5%)였다.
 
전남지역 소방공무원의 수면 장애는 57.8%, 알코올장애는 47.0%, PTSD는 17.6%로 광주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은 10.5%로 살짝 낮은 수치였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적게는 5배, 많게는 29배 높은 수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국 평균치는 PTSD 0.6% ▲ 우울증 2.4% ▲ 수면장애 6% ▲ 알코올장애 3.2%로 조사됐다.
 
광주시와 전라남도 소방안전본부는 지역 병원 및 정신보건센터와 협약을 맺고 정신겅강이 위태로운 소방공무원의 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저조했다. 광주의 경우 제도가 도입된 지난해 11월 이후 이를 이용한 소방관은 한 명도 없었다.
 
소방공무원이 자체적으로 병원 상담이나 치료를 받고 국민안전처에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진행하기 때문에 이용현황 파악이 어렵낟.
 
이는 정신병력이 알려질까봐 걱정되거나 스스로 정신 건강 이상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 알아도 소방관은 건강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소방본부는 거부감 없는 소방공무원 스트레스 및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함께 일하는 이들이 서로를 돌보도록 소방공무원 동료 상담사 양성을 오는 9월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소방공무원 가족을 대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 PTSD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교육하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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