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대회 본선 첫 진출에 준결승까지 올라오며 기적을 써내려갔던 웨일스의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이 결승행 티켓을 발부받았다.
포르투갈은 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4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호날두의 활약을 앞세워 웨일스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독일과 프랑스의 준결승 승자와 오는 11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우승컵을 두고 격돌한다.
양팀은 핵심 자원이 빠진 채 경기에 임했다. 포르투갈은 수비의 핵인 페페가 부상으로, 웨일스는 공수 연결고리를 맡았던 램지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문제는 페페의 공백보다 램지의 공백이 훨씬 컸다는 것이다. 그리고 승부는 여기에서 갈렸다.
4-4-2로 나선 포르투갈은 호날두와 나니가 투톱으로 나섰다. 산체스가 2선 공격을 책임진 가운데 실바와 마리우, 다닐루가 허리를 구성했다. 게레이루 폰테 알베스 세드릭이 포백으로 섰다. 파트리시우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웨일스는 3-5-2를 들고 나왔다. 베일 롭슨-카누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앨런 킹 레들리가 미드필더로 출장했다. 테일러와 건터가 좌우 윙백을 맡은 가운데 3백은 체스터, 윌리암스, 콜린스가 섰다. 최후방에는 헤네시가 자리했다.
전반 초반 두 팀은 탐색전 양상을 펼치며 공수를 주고 받았다. 전반 15분 마리우가 왼쪽 골문 구석으로 슈팅을 날리며 처음으로 공격다운 공격을 했다.
전반 18분 웨일스는 코너킥을 얻었다. 레들리는 공을 띄우지 않고 페널티박스 중앙 쪽으로 빠르고 낮게 깔았다. 이때 골문 앞에 있던 베일이 뛰쳐나오며 이를 받아 찼지만 공은 솟구치고 말았다.
21분에는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은 베일이 50여 미터를 드리블 후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반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던 포르투갈은 전반 종료 직전 호날두의 헤딩슛이 골문을 벗어난 것이 다였다.
전반전, 베일에 비해 조용했던 호날두는 후반 5분만에 존재감을 뿜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높은 타점으로 헤딩골을 기록하며 선제골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골은 유럽축구연맹 회장인 미셸 플라티니가 현역 시절 가지고 있던 유로 대회 최다골(9골)과 동률이 되는 골이었다.
불과 3분후 포르투갈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호날두와 나니의 합작이었다. 웨일스 수비진과 동일선상에 있던 나니는 호날두의 패스에 넘어지며 발을 뻗어 도망가는 골을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두 골을 뒤지게 된 웨일스는 교체카드 세장을 모두 사용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비교적 헐거워진 웨일스의 뒷공간을 공략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 만들어냈다. 다만 웨일스는 헤네시의 선방으로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40분이 넘어가자 포르투갈은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12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사진=MBC 중계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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