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범상치 않은 첫 만남을 공개했다. 이들의 첫 만남이 설득력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7일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 2회에서는 고등학생 시절의 노을(수지)과 신준영(김우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노을은 가난하지만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호떡을 파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고등학생 노을은 폐지 줍는 할머니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의 친구가 위험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자 급하게 달려가는 등 정의로운 모습을 보였다.
신준영은 정학 처분을 받았다. 한 여자아이를 구해주기 위해 주먹을 휘둘렀다가 돈 많은 집 아들들에게 오히려 괄시를 당했던 것. 이에 준영 엄마 신영옥(진경)은 학교를 찾아가 교장선생님 등에게 무릎을 꿇으며 "장차 판검사 될 아이이니 정학을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영옥이 판사, 검사에 집착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준영의 친아버지는 사실 검사인 최현준(유오성)이었던 것. 준영의 삼촌 장정식(최무성)의 설명에 따르면 현준은 법대 2학년 때 단란주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당시 영옥은 주방에서 일을 했다. 두 사람은 눈이 맞았고, 영옥은 현준의 아이를 가졌다.
정식은 "어느날 현준의 형님이 찾아와서 현준이가 우리나라 최고 대학 법대생이고 장차 판검사 될 사람인데 겨우 단란주점에서 사과나 깎고 중졸 밖에 안되는 네 같은 여자가 함부로 넘볼 사람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아이를 가진 걸 숨기고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준영은 잘생기고 키큰 비주얼 때문에 연예인 제의도 많이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준영은 여학생들이 건네는 쪽지는 읽어보지도 않고 버렸고, 이를 알게 된 노을은 준영을 찾아갔다. 노을은 자신의 친구 나리가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며 화를 냈다.
노을은 준영에게 "나리, 지금 그쪽한테 차이고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 누웠다"면서 "그쪽 때문에 내 친구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그쪽 때문에 나리가 죽어버린다고 했다. 나리가 죽으면 너도 내 손에 죽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준영은 노을에게 "너 제정신 아닌 것 같아 병원 한 번 가봐. 니네 부모님한테 연락해 줄까?"라고 답했다.
사실 노을은 준영을 좋아했었다. 준영에게 고백하려 했지만 그가 다른 여자애를 품에 안는 모습을 보고 실의에 빠졌다.
이날 준영과 노을, 그리고 현준은 얽히고 설킨 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노을의 아빠는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당시 노을은 범인이 여자였다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자수를 하고 나선 것은 한 남자였다. 이는 국회의원으로부터 사건을 청탁 받은 현준이 수사를 맡고 난 뒤 벌어진 일이다.
노을은 현준을 찾아가 "우리 아빠 뺑소니 수사 이렇게 끝내면 안된다"면서 "그 자수한 아저씨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준은 조용히 화를 내며 노을을 돌려보내려 했다.
검찰청을 나선 노을은 준영과 마주쳤다. 준영은 현준이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만나고자 했던 것. 그런데 노을은 준영에게 "전교 200등 안에도 못 드는 꼴통이 검사가 되려 한다"며 면박을 줬다. 그리고 이 모습을 현준이 보게 됐다.
현준 앞에서 창피를 당한 준영은 노을에게 복수하고자 했다. 노을의 친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노을의 학교 앞을 찾아 간 준영은 "100일이라고 찾아왔는데 쌩까냐"면서 곰돌이 인형을 안겼다. 또 "네가 눈 앞에서 아른거려서 공부가 안된다. 이렇게 된거 감추지 말자 우리. 내가 나쁜 놈이지 네가 무슨 죄야"라고 말했다. 이 모습은 노을의 친구 나리가 보게 됐다.
하지만 준영은 이후 노을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노을의 아빠가 죽고 난 뒤, 사채업자들이 괴롭혀 야반도주 했던 것. 준영은 노을이 사라진 뒤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또 준영은 노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노을은 준영에게 "할머니한테 들었다"며 "네가 우리 아버지 발인할 때 영정사진 들어줬다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이 된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긴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노을은 "알면, 안다 그러면 다큐 찍어 줄거야? 안 그럴 거잖아. 안다 그러면 더 싸가지 없고 못되게 굴 거잖아. 옛날처럼"이라고 말한 뒤 뒤돌아 섰다. 준영은 "저 아인 절대로 나의 노을이 아니다"라고 중얼거렸지만 결국 쓰러진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첫 회에서 궁금증을 자아냈던 준영과 노을의 과거 이야기가 그려졌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두 사람은 불운했다. 앞으로도 행복한 일 따위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청소년기는 암울하기만 했다.
그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준영과 노을의 첫 만남이다. 이날 방송도 1회와 마찬가지로 준영과 노을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이 처한 가정 환경, 그리고 두 사람이 현재의 그 모습이 되어야만 했던 시발점을 그려냈다.
하지만 노을과 준영의 만남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단순히 한 순간, 서로를 향한 호감을 가질 뿐이었던 두 사람이다.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노을은 사채업자들에게 쫓겨 야반도주하기도 했다. 그런데 10여년이 흐른 뒤, 준영은 왜 노을을 찾고자 했던 걸까. 시간이 흐른 뒤 그녀를 다시 찾을 만큼 강렬하고도 인상적인 만남도 아니었다. 여전히 설득력이 부족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성공시켰던 이경희 작가가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그릴지, 또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킬지 주목된다.
사진=KBS2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