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잠을 이루기 위해 샤워하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보지만 쉽게 잠이 오지도 않고 잠들어도 자주 깨 고통을 겪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강릉, 지난 5일 제주도와 광주, 정읍, 고창, 목포 등 호남 일부 지역에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지역별로 5∼19일가량 일찍 열대야가 발생한 것이다.
이들 지역에 열대야가 발생한 것은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로부터 습기가 많고 더운 남서풍이 계속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에서는 대기 오염, 인공 열 등으로 생기는 열섬 현상 때문에 열대야가 심해지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잠을 잘 자려면 체온이 낮아져야 되는데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 체온이 올라가 잠자기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의학계에서 말하는 가장 쾌적한 잠을 잘 수 있는 체온은 25∼30도. 평소 체온보다 11∼6도나 낮다.
음주는 되려 깊은 수면 방해해
건강하게 잠을 자기 위해서는 잠자리 온도뿐 아니라 습도를 함께 낮추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잠을 청하는 동안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필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미리 에어컨을 켜두고 수면을 유도한 뒤 1∼2시간이 지나면 끄거나 약하게 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속이나 준비물등 다음날 할 일을 수첩에 적어놓는등 가능하면 잠들기 전에 걱정거리를 없애는 것도 좋다.
전문의들은 잠이 안 오면 침대에 누워 있지 말고 책이나 TV를 보면서 잠이 올 때를 기다리라고 권고한다. 잠이 안 오는데도 침대에 누워 있으면 빨리 잠을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들어 오히려 잠을 망치기 십상이라는 것.
흔히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전혀 낭설이라는 것이 의사들의 주장이다.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을 억압시켜 당장은 졸림현상이 일어나게 되나 궁극적으로는 뇌를 흥분시켜 잠이 얕고 작은 기척에도 깨어나게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잠자리를 바꾸거나 누워서 TV나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낮잠은 가급적 피하고 자더라도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동산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철저한 수면위생 지키기가 열대야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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